1차 개편안 오늘 적용…기사당 댓글 3개·공감수 50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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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네이버가 기사 아래 여러 댓글 중 어떤 것을 제일 위로 올릴지 선정하는 알고리즘을 새로 만들어 5월 중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해당 댓글에 '공감' 클릭이 많으면 위로 올라가는 단순 방식이다. 이를 좀 더 복잡하고 합리적으로 바꿈으로써 특정 댓글이 잘 보이게 '조작'하는 행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25일 발표한 '뉴스 댓글 개편안'에 더해 인공지능(AI) 배열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댓글조작 시도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특정 댓글을 위로 올리는) 기본 기능인 '순공감순 정렬 방식'을 없애거나 손을 볼 예정"이라며 "알고리즘으로 댓글을 추출하는 제3의 방식으로서 'AI 배열(가칭)'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은 아직 개발단계인데, 이용자별 뉴스 이용행태를 분석해 댓글 노출 순서를 다르게 하는 게 주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정렬 방식이 개편되면 한 사람이 수많은 댓글을 반복해 올리거나(어뷰징), 기술적 작업으로 원하는 댓글을 상단에 올려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더 어려워진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뉴스 댓글 서비스 1차 개편안도 발표해 바로 현실에 적용했다. 핵심은 기사당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와 공감·비공감 클릭 가능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한 계정(아이디)으로 1개 기사에 달 수 있는 댓글은 현재 20개에서 3개로 제한된다. 무제한으로 가능했던 공감·비공감 클릭도 이날부터 50개 이상 넘을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연속 댓글을 작성할 때 댓글 작성 간격을 10초에서 60초로 확대하고, 연속 공감·비공감 클릭 시 10초간 간격을 두도록 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댓글 작성자의 아이디를 더 부각시켜 댓글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는 방식, 특정 계정에서 작성된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블라인드' 기능 신설 등 계획도 밝혔다. 이밖에 SNS로 로그인 하는 소셜 계정의 댓글 작성이나 공감ㆍ비공감 표시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련의 조치는 인터넷 댓글이 시민 저널리즘의 장(場)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댓글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일반 이용자들로 구성된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을 운영해왔다.
댓글 기능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려는 '기술적 조치'가 이번 발표의 핵심이란 측면에서, 댓글 폐지나 뉴스 서비스 포기(아웃링크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일부 언론기관들에게는 여전히 '못마땅한' 조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댓글의 순기능에 대한 지지 여론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댓글조작 논란을 상당 부분 해결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드루킹 사건의 유탄을 맞은 네이버 입장에서도 나름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댓글 작성을 제한하는 개선안이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기본적으로 '1개 계정 당' 활동 공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획됐으며, 이는 현재 같은 규모의 댓글조작을 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계정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도 일정 부분 가능하지만 매크로 프로그램이 계정과 IP 주소를 바꿔가며 댓글을 작성하는 기술적 진화를 이룬다면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정책이용자패널에서도 댓글 서비스가 갖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폐지보다는 개선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패널과 함께 온라인 소통의 사회적 공감대를 찾아 나가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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