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40㏊ 등 태운 고성 산불 원인 ‘전선 단락’ 추정, 업체 대표 등 2명 입건 조사중

경찰이 지난달 28일 산림 40㏊ 가량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군 탑동리 산불의 원인을 ‘전선 단락(끊어짐)’으로 지목하고, 업체 대표 등 2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성경찰서는 탑동리 대형 산불과 관련, 인근 모 업체 대표 ㄱ씨(61)와 전기설비안전관리 대행업체 대표 ㄴ씨(52) 등 2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임야에 설치된 배전반에 연결된 240m 길이의 전선 케이블을 사용하려면 전기 설비시설 기준에 따라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전선을 땅에 묻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안전망을 씌우지는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흡하게 처리해 전선 일부가 끊어져 화재를 발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불 발생 직후 합동 현장감식을 벌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선 케이블이 끊어진 주변을 발화부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전선 케이블 절연 피복이 손상돼 끊어지면서 발화됐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도 최초 발화 지점인 단락흔 주변 100ｍ 이내에서 논·밭두렁을 소각한 흔적이 없고, 습도가 높아 담뱃불로 인한 발화가 어려워 입산자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같은 감식 결과와 발화 지점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분석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선 케이블의 단락으로 인한 화재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6시 14분쯤 발생한 고성 산불로 산림 40㏊와 주택 등 16채의 건물이 소실됐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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