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호성 26일 선고…朴 국정농단 공범 첫 사례

靑 비밀문건 최순실에 전달한 혐의

1·2심서 징역 1년6월…朴공모 인정

朴 국정농단 공범 중 첫 대법 판결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서 청와대 문건을 비선실세 최순실(62)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49)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26일 선고된다.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공범인 피고인 중에선 첫 대법 판결이다. 국정농단 피고인 중에선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에 이어 두 번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오는 26일 공무상비밀누설·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비서관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1·2심에서 공소 제기된 47건의 문건 유출 중 14건에 대해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소된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1~2심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인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 과정에서 문건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건건이 전달을 지시한 바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1~2심은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포괄적인 명시적 혹은 묵시적 지시에 따라 문건을 최씨에게 보내준 것이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했다.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박 전 대통령이 최서원의 의견을 참고해서 반영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말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 내용이 보도된 이후 대국민사과를 통해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에 대해 (최씨로부터)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고 밝힌 것도 증거로 작용했다.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도 공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밖에도 1~2심 재판부가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문건 33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관심이다. 이들 문건들은 모두 2016년 10월26일 검찰이 미승빌딩 6층 최씨 서재에서 압수한 외장하드에 저장돼 있었다.

1·2심은 당시 검찰이 청구해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엔 문건 유출과 관련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적시돼 있지 않아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들 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한다며 상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