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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네이버가 드루킹 논란과 관련해 개편안을 내놨다. 연속 댓글을 남길 시 시간 간격을 확대하고 공감‧비공감수 제한 등 매크로 방지에 포커스를 맞췄다. 드루킹 논란이 매크로로 촉발된 만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 모습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이번 개편안을 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드루킹 핵심이 여론 선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방안은 논란을 면피성 방안이라는 평가다. 우선 좌표를 찍고 선동하는 형태의 댓글에는 무방비인데다 네이버 ID를 다량 확보, 댓글 개편안에 맞춘 매크로를 만드는 것 등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댓글 개수를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주제의 기사에 댓글을 남겨 여론을 선동하는 것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던 한성숙 대표 명의가 아닌 단순 공지 형태의 개편안 발표에 그친 것도 소극적 대책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인 파장이 만만치 않았던 만큼 국회와 뉴스 이용자들에게서 뭇매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드루킹 논란에 매크로 방지에 총력 = 네이버는 25일 자사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에 드루킹 논란과 관련한 댓글 개편안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을 모집, 총 20여명의 패널을 선정했고 이들과 논의를 거쳐 4개의 댓글 개선안을 내놨다.
네이버는 매크로 방지를 위해 우선 1개 ID 당 1개의 뉴스에 달 수 있는 댓글을 기존 20개에서 3개로 제한했다. 연속 댓글 작성 시 작성 간격도 기존 10초에서 60초로 확대하고 연속 공감‧비공감 클릭에도 10초의 간격 제한을 뒀다.
공감수 역시 제한을 뒀다. 기존에는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수에 대한 제한이 없었지만 25일부터는 24시간 동안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수가 50개로 제한된다. 동일 댓글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한번의 공감‧비공감만 가능하다.
향후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클라우드 서버의 IP의 접근을 차단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댓글 패턴을 분석, 학습하고 추가적인 인증 요구, 기계적 어뷰징이 의심되는 ID에 대한 차단 등 기술적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번에 공개한 네이버 댓글 개편안의 핵심은 매크로 방지다. 매크로는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정치권에서 일파만파 확산된 드루킹의 댓글 작업은 이 같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을 남겨 여론을 선동했다.
댓글 수 제한, 연속댓글 작성 간격 확대, 공감수 제한 모두 매크로 방지 차원이다. 프로그래밍을 활용, 기계적으로 동일 댓글을 남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IP 접근 차단 검토 역시 마찬가지다.
◇좌표 선동에 ‘무방비’ 아웃링크는 제외 = 네이버가 매크로 방지에 초점을 맞춘 댓글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허술한 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드루킹 논란의 핵심이 됐던 부분은 매크로를 통한 여론 선동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여론을 선동하는 댓글을 지속 남긴 것이 핵심이다.
우선 댓글을 ID 당 3개로 제한한다고 하지만 맞춤형 매크로를 활용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량의 네이버 ID를 확보한 뒤 각 기사 당 3개의 댓글을 남기게 할 수도 있다. 연속 댓글 작성도 1분 단위로 맞출 수 있다. 네이버는 한 사용자 당 3개의 ID를 만들 수 있다.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개인정보를 활용할 경우 기존과 유사한 형태의 여론 선동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좌표를 찍고 여론을 선동하는 형태의 댓글에는 무방비다. 네이버는 ‘매크로’에 주목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드루킹 논란에서 실제 문제가 됐던 것은 ‘여론 선동’이다.
네이버 내에서 뉴스를 읽는 이용자들이 대다수다. 이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매크로를 활용, 댓글로 선동했다는게 드루킹 논란의 핵심이다. 댓글 개편안은 단순 매크로 방지를 위한 수단만이 강구됐을 뿐 여론 선동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은 빠졌다. 동일 주제의 기사들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여론을 선동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구글과 같은 아웃링크 형태의 뉴스 서비스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이마저도 쏙 빠졌다.
아웃링크는 포털이 뉴스를 포털 내에서 제공하는 방식(인링크)이 아닌 매체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형태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포털에서는 단순 뉴스 확인만 가능하고 실제 기사 확인은 매체별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매체별로 댓글 작성이 상이하고 가입 등의 번거로운 과정으로 인해 여론 선동 자체가 어렵다.
네이버 측은 댓글과 관련 처음 내놓는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의 첫 모임이 지난달 말 시작했고 8월까지 지속 댓글 운영원칙과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해 개선방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방안으로 매크로 등의 문제를 원천봉쇄한 것은 아니지만 첫 발을 띈 것”이라며 “댓글, 매크로 방지 등에 대한 작업을 고도화하는 과정을 막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에 적극 대응하던 한성숙 대표는 어디로? = 이번 네이버 댓글 개편안은 네이버 공식 블로그인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공지됐다. 업계에서는 한성숙 대표 명의로 글이 올라올 가능성을 제기됐지만 빠졌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로 공식 취임한 뒤 사회적 파문이 일어난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왔다. 지난해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공식 사과한 것만 3차례다.
대선 후보 인물명 자동완성 서비스에 오류가 생기자 자신의 명의로 공식 사과하기도 특정 인물 특혜 인턴십 문제와 관련해서도, 뉴스 배열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사과했다. 뉴스배열 재발방지 방안 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명의로 글을 올리며 적극 소통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구글 등 해외 업체들과의 역차별 논란에 7가지 쟁점을 들며 직접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댓글 논란과 관련해서는 네이버 명의로 댓글 개편안을 올리는데만 그쳤다. 댓글정책이용자패널과의 논의에 한성숙 대표가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사회적 파문이 큰 드루킹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지 않아 비판받을 여지를 남겨뒀다.
한편 네이버는 이번 드루킹 댓글 논란과 관련해 정치권의 뭇매가 예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댓글조작대응 TF를 꾸리고 지난 18일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자유한국당은 25일 오전 네이버 본사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댓글조작을 묵인, 방조한 네이버를 수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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