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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문채석 기자] 미국의 국채금리가 4년만에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한국의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고 있다. 한국의 금리는 그대로인데 미국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흐르는 '머니 무브'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3%대를 돌파하고 2.99%로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월 이후 4년3개월 만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른것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이 압력이 커질 것을 투자자들이 우려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올해 적어도 세차례에서 네차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매도가 늘고 이는 채권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는데 반해 한국의 국채금리는 그대로다. 지난 23일 기준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725%로 한두달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이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미국보다 나빠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이후 추가 인상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는 물가 상승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고용과 소비 등 한국경제의 여건이 미국에 비해 좋지 못해서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와 물가, 고용, 가계빚 등 한국의 경제 상황이 기대만큼 좋지 못하다"며 "경제상황이 많이 개선된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면서 미국과 한국의 시장금리 역전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의 유출이 가속화 될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미국 국채와 환율이 상승해(달러 강세ㆍ원화 약세) 환차익을 누리기 어려워진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보였는데 그 규모는 1조2231억원이었다. 외국인은 25일 오전 10시 현재도 코스피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지난 2월 초에도 미국 채권금리 급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2조원 이상 빠져나가며 코스피 지수는 2600에서 2300대로 10% 가량 급락한 바 있다.
펀드시장에서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달 말 이후 국내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채권형펀드(공모+사모)에 2조9643억원이 순유입됐다. 연초부터 전일까지 1조841억원이 순유출 중이던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 강세를 보이는 초단기채권형펀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펀드는 통상 만기 3~6개월을 기준으로 삼는 만큼 시중금리가 올라도 채권값 하락 우려가 작다. 최근 한달 새 국내 초단기채권형펀드에는 연초 이후 수입된 자금의 80% 이상 몰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전고점을 상회한 반면 한국의 국채금리는 안정돼 향후 한미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서영 삼성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한동안 잠잠했던 주요국들의 장기금리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시장이 이에 영향을 받고있다"며 "특히 미국의 물가지표가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어 연초 나타난 금융시장 둔화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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