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5兆 전망에도
투자심리 불안, 하락세 가속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실적 발표에도 2.73% 하락한 8만2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은 장 초반 1%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가 상승전환했다. 업황 호조 전망이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로 8만7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 며칠 외국인 매도가 거세지면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4% 가까이 급락한 지난 20일 이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10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순위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장이 1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대했었기에 약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8조7100억원, 영업이익 4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77%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50.1%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컨퍼런스에서 딱히 부정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주가는 약세를 기록했다"며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주가가 5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한 데다 1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 수준이 아닌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6% 증가한 5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제품인 D램의 출하량이 대용량 서버 수요 증가로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나고 가격 또한 3% 상승하면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1436억달러로 작년보다 13.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상황이라는 진단과 함께 목표가를 최고 12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6.3% 상향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린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매분기 상향 조정되고 있음에도 전형적인 씨크리컬 산업에 대한 선입견으로 우려만 반영돼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역시 목표가 12만원을 제시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황 악화 우려와 국내 주식시장 순환매 등 영향으로 기간 조정을 받고 있지만 D램 가격 강세에 투자 포인트를 맞춰야한다"고 했다.
한편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은 일각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재고 축소 및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수요의 둔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2분기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는 업황과 실적 개선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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