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증권사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올 결과물과 향후 경제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종전 선언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경제협력 수준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분석들이 제기된다.
25일 하나금융투자는 "국회예산처의 통일 시나리오에 따르면 정치적 통합이 2026년쯤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경제적 통합은 2060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막연한 통일론보다는 1차 화해협력 단계에서 필히 수반되는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원산, 함흥, 단천, 나선, 러시아를 연결하는 '환서해' 에너지 자원 벨트,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와 통일 경제특구를 연결하는 접경지역 벨트, 수도권과 개성, 해주, 평양, 남포,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환동해' 교통·물류·산업 벨트 등 새로운 경제지도 구상이 핵심이다. 또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한 남북 단일시장 구축도 투자 포인트다.
하나금융투자는 접경지역 도시 개발, 교통축과 신도시 구축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건설, 현대산업, 태영건설, 유진기업을 수혜주로 꼽았다. 북한산 무연탄 도입 확대와 러시아산 가스관 배관 설치 공유 등의 복합 수혜가 기대되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전KPS 등도 제시했다.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감안하면 현대제철과 세아제강을, 철도 복원 및 동북아 물류 허브 구축 관련주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템,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을 꼽았다.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좋은사람들과 인디에프를 원가 개선이 기대되는 패션주로 제시했다.
북한의 자체적인 경제 개혁과 함께 자원 개발 기대감이 커져간다.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전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한은 향후 중국의 경제개혁 모델을 모방하고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은 중국의 북한 투자가 우리보다 많은 것이 현실인데, 향후 10년, 50년 뒤가 달라지는 기업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상대적 우위를 갖고 진입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은 시멘트로 봤다.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의 경우 북한에 1000억t가량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한반도 전체 매장량의 71.4%라고 한다. 박 연구원은 "육송 경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해양 수송이 가능한 쌍용양회,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는 북한에 매장된 희귀광물인 '희토류(稀土類)' 개발 관련주가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희토류 개발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혜인은 지난 23일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는 등 최근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80%에 이른다. 비금속광물업체 유니온도 23일 19% 넘게 뛰었고 24일에도 4% 가까이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의 주가도 전일 장중 22% 넘게 오르다 9% 가깝게 상승 마감했다. EG는 유가금속 회수 및 무역사업을 하는 EG메탈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2010년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분쟁으로 국내 희귀금속 관련주가 급등할 때도 수혜주로 떠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북한 경제의 특징과 인프라 수준을 잘 모르면서 무작정 경협주라고 부르는 종목에 '묻지마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북한 자원에 대한 개발권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외국 기업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 진출해 체결한 투자계약은 38건이며 이 가운데 33건(87%)는 중국이 따낸 것으로 파악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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