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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IFRS17 자본확충 비상걸린 생보사, '보장성보험·빌딩매각·직접자본' 3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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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회보험료 1조5000억 30% '뚝'…시나리오 적신호 켜져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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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시계를 빨리 돌리고 있다. 보험사 자본평가 기준이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는 IFRS17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도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생보사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보험사마다 보장성보험 영업을 확대하고,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본 확충 부담을 최소화는 경영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돈 되는’ 보장성보험 늘리기 쉽지않네… 지난해 초회보험료 30% 감소 = 자본 확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애물단지’가 돼버린 저축성보험이다. 저축성보험은 과거 생보업계의 효자상품으로 불렸다. 그러나 IFRS17이 도입되면 현재 매출로 잡히는 금액이 부채로 뒤바뀐다. 최근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규모를 줄이는 대신 보장성보험 규모를 늘리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을 통해 얻은 보험료는 총 42조2000억 원으로 1년 전 48조9000억 원보다 7조 원가량 줄었다. 반면 보장성보험의 경우 같은 기간 40조8000억 원에서 42조3000억 원으로 약 2조 원 불었다. 특히 2014년 35조 원과 비교하면 5조 원가량 많아진 수준이다.

이처럼 보장성보험의 규모는 점점 늘고 저축성보험은 줄어들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보장성보험 신규 계약이 급감해 생보사들의 시나리오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생보사들이 보장성보험 신규계약을 통해 처음 거둬들인 수익인 초회보험료를 1조5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2조1000억 원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IFRS17에 본격적으로 대응했던 2015년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1조2000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해 2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한화생명의 감소폭이 1890억 원으로 가장 컸다. 그 뒤로 흥국생명 1180억 원, 농협생명 1170억 원, 현대라이프생명 530억 원 등 순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른 점도 있고 경기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보험에는 잘 안 들려는 심리도 확산한 영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생보사들이 보장성보험 위주 전략으로 선회했지만 초회보험료는 감소해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후순위채·유증·신종자본증권 등으로 자본 확충 분주 = 직접적으로 자본 규모를 늘려 IFRS 17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있다. 대표적으로 후순위채 발행, 유상증자, 신종 자본증권 등이 주요 수단이다. 하나생명과 NH농협생명, DGB생명 등은 지난해 각각 500억 원, 5000억 원, 550억 원에 달하는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동양생명 5283억 원, ABL생명은 3115억 원을 중국 안방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다. KDB생명도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건전성 위기를 1차적으로 모면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지난해 11월 4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뒤 한 달 만에 6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여기서도 모자라 최근에는 대주주인 현대커머셜을 대상으로 6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

해외에서 자본확충을 도모하는 생보사들도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해외에서 10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신종 자본증권을 발행해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흥국생명도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했다.

◇부동산 매각도 IFRS 17 대비 일환 = 생보사들이 최근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것도 IFRS 17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IFRS 17에서는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현재보다 낮아진다.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2016년 서울 태평로 본사 사옥을 부영그룹에 5000억 원대에 매각한 뒤 수송타워, 동여의도 빌딩을 팔았다. 지난해에도 강남메트로빌딩, 역삼빌딩, 미아빌딩, 사당빌딩, 장안빌딩 등을 팔아 3000억 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했다.

교보생명도 최근 2년간 사옥 5곳을 총 644억 원 규모에 매각했다. 2016년에 천안 사옥을 팔았고 지난해엔 강동, 안양, 성남, 목포 사옥을 매각했다. 한화생명도 작년 서울 화곡동 사옥을 373억 원에 매각했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KD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이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KDB생명은 KB자산운용과 용산구의 KDB생명타워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라이프생명도 여의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옥 1관을 NH-아문디자산운용에 팔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투데이/김벼리 기자(kimstar1215@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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