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서 오히려 반기는 스펙”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북한 동아리요? 그럼 북한 가나요?”, “우리 학교에 북한 동아리가 있다고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는 해빙무드를 향해 가고 있지만 정작 젊은 세대의 관심도는 여전히 낮다. 대학가에서도 대학내 ‘북한 동아리’의 존재를 모르거나 부정적 편견을 가진 경우가 많다. 가톨릭대, 고려대, 국민대, 동국대, 서강대 등 북한관련 동아리가 있는 대학만 10여개에 이르고 연합 활동도 활발하지만 동아리의 존재감은 낮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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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남북학생인권연합에서 활동했던 김모(27) 씨는 북한 관련 동아리가 해외에서는 꼭 참여하고픈 대표적인 인권활동이지만 정작 한국 학생들에겐 찬밥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 학생보다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교환학생들이 남북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분단문제에 관심이 많아 DMZ를 두번씩 가기도 하는 외국 학생들도 있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북한 문제에 무관심했고 동아리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땐 외려 관심도가 뚝 떨어지더라”고 토로했다.
일부 북한 관련 동아리 부원들은 무관심뿐 아니라 ‘북한 동아리면 북한 가는거냐’는 냉소도 경험한다. 통일 이후 문화교류에 집중해 정치색을 배제하고 있는 북한 동아리가 많지만 무조건적인 친북 동아리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소재 모 대학 북한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모(22) 씨는 “동아리 신입 부원을 모집하려고 포스터를 붙였는데, 지나가는 학생들이 ‘사회주의 공부하나’, ‘가입하면 북한 끌려가는 거냐’며 웃더라”며 “정상회담도 있고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진전이 있을 것 같아서 학내 인식이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간의 무관심과 편견과는 달리 북한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다른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뿐더러 해외에 가지 않고도 각국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터민 A 씨는 “북한 정치 문제만 다루기보다는 대학생 입장에서 통일이 됐을 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더 고민할 수 있는 활동”이라며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을 서로 알아간다는 생각이 더 크다. 김 씨 일가나 꽃제비는 알아도 평범한 북한 사람들이 무얼 먹고 무얼 보고 사는지는 모르지 않냐. 그런 공백을 채우는 의미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북한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졸업생 김 씨는 “취업을 할 때도 오히려 도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기업보다도 외국계에서 탈북 학생들과 교류하고 어울릴 수 있었던 경험을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북한에 차를 팔고 오겠다고 말해 면접관이 웃음을 터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 학생 개개인과 교류하면서 북한 정권이 아닌 평범한 북한 사람의 면면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북한보다 중국에서 더 오래 살아 중국어가 유창하거나 영어를 정말 잘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북한 출신 학생들을 향한 고정된 이미지가 깨졌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20대가 북한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대학전반의 취업 중심 문화가 바뀌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취업과 직결되지 않는 학과를 통폐합하고 관련 활동들도 다 죽는 대학 상황 전반이 바뀌어야 젊은 층이 북한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10명 중 7명(71.2%)이 통일을 반대했다. 같은 조사에서 20대는 ‘남북한이 한민족’이라는 인식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한은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답변은 60세 이상에서 47% 이상을 차지했으나 20대는 21%만이 이같이 답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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