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전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글로벌 프로젝트가 가동될 예정이다. 특히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한국은 새로운 항생제에 대한 요구가 어느 국가보다 높아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사들에게 ‘GARDP(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비영리 국제단체)’를 소개하고 해당 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항생제 개발 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기업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2016년 영국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연간 70만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고 있다. 2050년에는 연간 1000만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치료비용은 100조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도 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약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항생제 내성문제 원인은 다양하다. 불필요한 처방과 오남용, 의료기관의 미흡한 관리시스템, 내성을 해소할 항생제 부재 등이 꼽힌다.
특히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균에 대처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현재 임상 파이프라인은 기존 항생제의 변형된 형태로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2016년 말 WHO와 DNDi(소외질병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기구)가 GARDP를 결성했다. GARDP는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을 촉진하고 항생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 협력 국제단체다. 국가 및 민간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이를 항생제 개발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현재 신생아 패혈증ㆍ성병ㆍ소아용 항생제 플랫폼 구축 및 과거 항생제 연구개발의 지적자산 또는 물질 복구 등 4개의 R&D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협회는 “세계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대두되는 항생제의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해 신약 연구개발의 비용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영유아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다. 지난 해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6개국(한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미국)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만 2살이 될 때까지 1인당 연평균 3.41건의 항생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처방률이 가장 낮은 노르웨이의 0.45건보다 7.6배나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항생제 처방이 많아지다 보면 그 만큼 내성이 생길 확률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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