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으로 로미오 역은 처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테너 신상근 [국립오페라단 제공] |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테너 신상근(44)이 세계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에 데뷔했다.
25일 메트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신상근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메트에서 공연된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역 로미오 역을 맡았다.
특히 이날 공연은 5월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작품의 개막 무대였다. 미국 위성 라디오 시리어스XM(SiriusXM) 등을 통해 세계로 생중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를 맡았다.
본래 이 역을 맡은 테너(찰스 카스트로노보)가 건강 이상으로 하루 공연을 취소함에 따라 메트는 신상근 투입을 결정했다.
메트 측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안드레아 신(신상근의 영문명)이 카스트로노보를 대신하며 메트 데뷔를 하게 됐다"고 공연 전 캐스팅 변경과 메트 데뷔를 동시에 알렸다.
공연을 마치고서 뉴욕에서 전화를 받은 신상근은 "커버(출연 예정자가 못 나올 경우 대신 출연하는 사람)로서 공연 중간에 메트 무대에 투입된 적은 있지만 정식 캐스팅으로 메트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연 당일 아침에 전화를 받고 급히 선 무대지만 큰 사고 없이 무대를 잘 마쳤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커버 출연 때와 달리 캐스팅 보드에 제 이름이 쓰인 걸 보니 기분이 남달랐다"며 "객석 반응도 생각보다 뜨거워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그가 맡은 로미오 역은 동양인 배우에게 잘 주어지지 않는 배역이다.
신상근은 "메트에서 동양인에게 로미오 역을 준 건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극장장은 사실 끝까지 백인 배우로의 교체를 원했는데, 제 연습 모습을 본 캐스팅 감독이 극장장을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베이스 연광철도 로랑 신부 역으로 캐스팅돼 두 한국인 성악가가 함께 이번 공연을 이끌었다.
연광철도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신상근의 메트 데뷔를 축하했다.
한양대 출신인 신상근은 그동안 독일 칼스루에 바드 국립극장, 하노버 국립극장의 전속 솔리스트로 일하며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전속을 그만두고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는 2015~2016 시즌 '라보엠'을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스' 등 세 차례 메트 무대에 커버로 출연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국립오페라단 '보리스 고두노프' 등에 출연했다.
그간 한국인 테너 중에서는 김우경, 이용훈, 김재형, 강요셉 등 소수만이 메트 무대에 올랐다.
'꿈의 무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테너 신상근 [국립오페라단 제공] |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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