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종시는 문재인 대통령의 6월 개헌안 동시투표 무산 선언에 대한 성명을 발표, ‘유감’을 표명했다. 시는 성명에서 “정치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고한 23일까지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기로 했던 개헌 찬반 국민투표가 무산됐고 이로 인해 헌법에 행정수도를 명문화 하는 일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들은 저마다 개헌안 국민투표 추진 의사(공약)를 밝혔지만 정작 현 정치권은 정쟁의 늪에 빠져 개헌안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헌을 통한) 세종시의 행정수도 명문화와 자치분권 강화는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잘 사는 국가균형발전 완성을 위한 길”이라며 “여야 정치권이 국민적 여망을 받들어 초당적 협력으로 개헌 협상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고 성명을 갈음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개헌 무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성명에서 “국회의 정쟁으로 국민투표법 개정이 처리되지 못했다”며 “지방선거와 개헌에 관한 국민투표가 동시 실시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분노와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쟁으로 개헌을 무산시킨 국회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응당 책임을 져야한다”는 대책위는 “대국민 약속을 파기하고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적 열망을 우롱, 무시한 처사에 국민들은 지방선거를 통한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며 “국회는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이 있다면 국회 해산까지 각오하는 비상한 각오로 여야가 합의해 개헌안을 조속히 마련, 연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개헌 무산이 충청권 지방선거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직접 당사자격인 세종은 물론 이른바 ‘금강벨트’로 연결되는 대전, 충남, 충북지역에서도 개헌 무산이 지방선거 전 정치적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가령 충청권 4개 지방자치단체(충청권행정협의회)는 지난해 6월부터 문재인대통령의 대선공약 실현을 위한 ‘공동대응’ 전략마련에 나서왔다. 각 시·도가 2개(총 8개)의 공동현안을 담은 건의문을 채택, 정부를 상대로 한 대응 전열을 갖춰온 것이다.
여기에는 세종시의 ‘행정중심도시 완성(개헌)’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4개 지자체가 개헌 무산에 따른 공동의 대응에 나설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여권은 야권이 개헌에 반대한 점을, 야권은 개헌안에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가 빠지는 등의 번복 내용을 근거로 ‘네 탓’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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