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중 가계약 후 내달초 실사완료 후 본계약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홍정규 기자 = 제너럴 모터스(GM)가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GM에 대한 지원 선결 요건으로 제시한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에 대한 거부(비토)권 조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산은과 GM 간 협상이 26일이나 27일께 가계약 형태로 윤곽을 드러낸 후 내달초 실사 종료 후에 본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정부·산은에 따르면 GM 측이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산은에 비토권을 주는 조항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에 대한 산은의 비토권은 GM과 협의하는 내용이 아니라 이 부분이 관철되지 않으면 정부 지원이 불가하다는 전제조건 성격"이라면서 "이런 점에 대해 GM 측도 상당 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협상 관계자는 "한국GM 정상화에 대한 큰 그림이 상당 부분 그려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돌출 악재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이번주 후반께 가계약 형태로 지원안의 윤곽을 그리고 내달에 실사가 종료된 이후 본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산은은 앞서 GM 측에 10년 이상 지분 매각 제한이라는 기준선을 전달한 바 있다. 직·간접적 일자리 15만6천개가 달린 만큼 최소 10년 이상은 체류해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2002년 한국GM을 인수한 GM은 15년의 지분 매각 시한이 종료된 2017년 10월 이후 3개월만인 올해 1월 군산 공장 폐쇄 등 한국시장 철수론을 끄집어냈다.
GM 측은 10년 이상 체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 2종을 배정하겠다고 밝힌 데다 정부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 앞으로 10년간(2018∼2027년)의 생산 및 사업계획을 담은 만큼 10년 이상 국내 체류 조건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국GM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 등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비토권도 GM 측에 요구했다. 산은의 지분율이 몇 %로 내려가든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비토권은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 비토권이 없으면 한국GM의 공장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으므로, 비토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GM 측은 비토권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정부 지원이 어렵다는 부분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GM에 대한 차등감자의 경우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이에 대해 정부·산은도 수용하는 분위기다.
경영정상화 이후 산은의 지분율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에 대한 부분은 정해지지 않았다.
산은의 지분율이 얼마가 되든 중요 결정에 대한 비토권은 확보되지만 주총이나 주주 감사 등 부분에서 산은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일정 부분 지분 확보는 불가피하다.
GM은 이와 관련 산은이 현 지분율인 17%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정부·산은은 ▲GM의 한국GM에 대한 대출금 27억달러를 출자전환한 후 차등감자 없이 산은에 비토권을 주는 방안 ▲신규 투자 28억달러 중 GM의 지분율 만큼을 대출로 제공하는 방안 ▲GM의 차등감자나 대출없이 산은의 지분율을 GM과 비슷하게 끌어올리는 방안 등을 유력 시나리오로 검토 중이다.
GM 측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저녁 미국에서 진행되는 1분기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콜에 앞서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산은은 26일이든 앞서 GM이 제시한 27일 시한이든 구두나 조건부 양해각서(MOU) 성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내달초 실사 종료 후 실사 중간보고서와 결과가 일치한다는 조건으로 공식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spee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