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허씨 “금품과 차만 훔쳤다”
검찰 “범행 무도하고 잔인하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씨(68)를 살해한 피의자 허 씨(41)가 29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허 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7.10.2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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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김평석 기자 =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7시30분께 경기 양평군 서종면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60대 노인이 자신의 집 정원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남편의 차가 안 보이고 주차장에 피가 보인다'는 사망자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사망자의 몸에서 흉기에 의해 찔린 흔적이 있었고 그의 차는 몇 시간 뒤인 그날 오전 11시께 집에서 약 5km 떨어진 곳의 공터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지 10시간 만에 피의자 허모씨(42)를 전북 임실에서 검거했다.
허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검찰은 피의자의 옷과 벨트 등에서 피해자의 혈흔 등이 발견됐다며 사형을 구형했지만 피의자는 ‘강도짓은 했지만 살인은 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윤모씨(68) 살해사건이다.
◇“돈과 차만 훔쳤다”…피의자 허씨 범행 부인
피의자 허씨는 지난 24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해자를 보지도 못했고 금품과 차만 훔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후 진술에서도 “돈 때문에 강도짓을 하려 했다면 강남의 좋은 집을 놔두고 양평까지 갔겠냐”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수사기관이 긴급체포 등 수사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씨 변호인도 “검찰이 제시한 사건 증거들을 보면 직접 증거는 없고, 간접 증거들만 있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허씨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하는 듯했으나 이후부터 태도를 바꿔 진술을 거부하거나 범행을 부인해왔다.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도 "시동이 걸린 윤씨의 벤츠를 훔쳤지만 죽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조사에서 "주차 문제로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진술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씨(68)를 살해한 피의자 허 씨(41)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여주경찰서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7.10.29/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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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하고 잔인한 범행”…검찰, 사형 구형
검찰은 "이 사건은 경제적 원인으로 인명을 살생한 극악무도한 범죄이고, 범행 방법도 극히 잔인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또 "모든 증거가 피고인을 가리키는데도 거짓과 회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옷과 벨트 등에 검출된 피해자의 혈흔과 DNA 등의 증거, 범행 이후 허씨의 행동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교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람으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을 재판부가 헤아려 판단해 달라고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22일 허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허씨 무죄 주장 왜?
허씨가 살해 혐의를 부인하는 이유에 대해 형량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강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2가지뿐이다.
강도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한편 살인죄의 법정형 하한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결국 강도살인이냐 강도치사냐에 따라 형량이 좌우된다.
허씨가 그동안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범행동기를 애써 함구해 온 것도 결정적 증거가 드러나면 형량 적용에 불리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증거·자백 없어…재판부 판단은?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범행에 쓰인 흉기를 찾지 못했다.
초기 수사를 진행했던 형사도 이날 공판에서 “이 잡듯이 뒤졌는데 안 나왔다”고 했다. 범행 장소 인근 횟집과 허씨 집 등을 뒤졌지만 허사였다는 것이다.
대신 검찰은 허씨의 옷에 윤씨 피가 묻어 있다는 사실은 입증했다.
이에 대해 허 씨는 “윤 씨 차량에 묻어 있던 윤 씨의 피가 옷에 묻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간접 증거만 있어도 설득력이 충분하면 살인죄가 인정된다.
검찰은 허 씨의 차에서 숨진 윤씨의 지갑 등이, 그의 옷에서 윤 씨의 혈흔이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허 씨가 범행 전 포털 사이트에서 공기총과 수갑을 검색했고 범행 후 ‘살인’, ‘살인사건’ 등을 인터넷에서 집중적으로 찾아본 사실도 확인했다.
결국 관련 증거를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재판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허씨에 대한 신고공판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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