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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AI가 일자리 뺏는게 아니라 새 일자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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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산업 전 영역 효율 높이고 새 일자리 제공”
“새로운 일자리 적응 위한 재교육 필요”

사람 대신에 로봇을 사용하는 물류관리, 점원과 결제 과정이 필요없는 무인상점,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를 시작으로 만든 ‘알렉사' 생태계. 그동안 아마존이 도입한 이런 첨단기술은 아마존을 세계 최고 기술기업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리고 이런 아마존의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버너 보겔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열린 ‘AWS 서밋(summit) 서울’ 참석차 방한한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AI를 바라볼 때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산업의 전 과정에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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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가 지난 18~19일 열린 ‘AWS 서밋 서울’ 참가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AI가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는 과하다고 봤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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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겔스 CTO는 “새로운 기술은 항상 일자리 감소라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냉장고가 시장에 도입됐을 때 얼음 시장이 사라진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기보다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재교육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보겔스 CTO는 새로운 일자리와 관련해서 아마존이 수십억 건씩 발생하는 주문의 사기 여부를 AI로 구분하면서 이 분야에서 새로운 고용이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또 20년간 아마존이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를 다뤄오면서 이 분야 종사자 3만명 이상 고용한 것도 예로 들었다.

보겔스 CTO는 “AI는 당분간 일자리 대체 보다는 업무처리 과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마존이 AI 산업을 이끄는 만큼 보겔스 CTO는 AI가 가져올 미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렇다면 경쟁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아마존은 구글과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자사 쇼핑몰에서 구글 AI 스피커 ‘구글 홈’을 구매할 수 없게 견제한 바 있다.

보겔스 CTO는 “아마존은 경쟁사에 좌지우지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고객 요구에 집중하는 것을 성공의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겔스 CTO는 “AWS를 통해 전문적인 개발 영역에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위한 프레임워크(소프트웨어의 가장 근간이 되는 프로그래밍 환경)를 제공하고 있다”며 “많은 엔지니어가 머신러닝 개발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세이지 메이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보겔스 CTO는 “아마존과 AWS의 비전은 고객 중심주의”라며 “앞서 말한 프레임워크와 세이지메이커를 통해 머신러닝 개발환경을 만들고 이를 넘어서 이미지 인식, 비디오 프로세싱, 문자 음성화(TTS), 자연어이해(NLP) 서비스까지 제공해 고객이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런 비전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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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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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확보한 다양한 기술을 AWS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서비스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물론 AI 생태계도 확장해 나간다. 뻔한 고객 중심주의를 비전으로 제시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지난해 AWS 연례 개발자 회의인 리인벤트(re:Invent)를 통해 공개한 ‘딥렌즈’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 개발자들이 아마존의 이미지 인식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여러 알고리즘을 시험해볼 수 있게 했다.

딥렌즈와 같은 새로운 개발자용 도구를 선보일 정도로 아마존과 AWS는 개발자 생태계에 집중하고 있다. 보겔스 CTO는 개발자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AWS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해보라고 권한다.

보겔스 CTO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발자가 실수를 해도 되고 실수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줬다”며 “그냥 해보라(Just do it)”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버리스 기술을 체크하라”며 “컨테이너로 서버가 없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오롯이 사업에만 집중을 하게 해주고 생산성과 개발속도도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짚어줬다.

버너 보겔스 CTO는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본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꺼내놨다. 다음은 버너 보겔스 CTO와의 일문일답이다.

-AI가 가져올 미래를 어떻게 보나? 걱정하는 부분이나 기대하는 부분이 있나.

“아마존에서는 20년간 머신러닝을 연구하면서 이미 3만명 이상의 직원을 확보했다.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걱정은 안해도 된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산업 전 과정을 강화할 것이다. 의료 영역에서 육안에만 의존하던 의사들은 기술과 함께 수준 높은 진료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AWS를 통해 AI 기능을 이용하면 유통 영역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해 판매된 제품에서 정보를 얻고 새 제품 출시 후 재고 수준을 예측하거나 가격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의 모조품 파악도 가능해져 사업을 개선할 수 있다. 아마존과 AWS의 목표는 AI 서비스를 이용해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개발자 외에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게 만드는데 있다.”

-본인이 흥미를 갖는 기술과 기억 남는 고객 사례가 있다면.

“추천 서비스에 흥미를 느낀다. 넷플릭스가 특히 그렇다. 영화 콘텐츠 소비의 75%가 추천을 통해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망고플레이트와 같은 곳이 식당과 메뉴를 추천한다. 앞으로는 이 추천 부분이 중요해진다.

AI를 통한 트래킹(추적 시스템)과 분석도 흥미롭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미사일 추적 레이더 기술과 AI를 접목해 속도를 분석하고 시합에서의 공의 속도와 방향을 예측하기도 한다. 지난해 리인벤트를 통해 소개했던 UFC도 글러브에 센서를 장착하고 실시간 비디오 AI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상태와 타격 정도 등을 분석하고 실시간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음성 조작(인터페이스)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 알렉사(에코)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사용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또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을 때 스마트폰 처럼 새 앱에 친숙해져야 하는 피로도도 없다. 노인과 아이처럼 디지털 시스템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도 쉽게 해주면서 변화를 만들 것이다. 진짜 디지털 개혁은 음성인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7만종의 쌀을 연구하는 ‘세계 쌀 연구 협회’는 농민들이 언제 모내기를 하고, 품종별로 비료와 물을 주는 최적기를 알려주는 일을 한다. 과거에는 농민들이 컴퓨터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효과를 못 봤지만 지금은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누구나 쉽게 조언을 받을 수 있게 돼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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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AWS 제공




-페이스북을 통해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일이 있었다. 아마존은 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

“아마존에서는 고객 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둔다. 고객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면 사업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유럽연합(EU)에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내놨는데 아마존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고객사의 사용자가 본인데이터를 확인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삭제요청을 받아들이는 것도 시스템적으로 가능하게 해놨따.

내가 고객을 만나면 늘 데이터를 암호화하라고 촉구한다. 암호화 후에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고객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는 여부 역시 고객이 직접 조종할 수 있다. 많은 고객사들이 보안을 이유로 AWS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기술에 대한 의견이 있나.

“개인적으로 블록체인 연구자 출신이라 이 기술을 사랑한다. 학계에만 있던 기술이 현실화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분산시스템 연구는 오래 이어져 왔다. 적용되는 영역은 블록체인이 가지는 특징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분야(금융 거래, 주식 거래, 해외 송금 등)에 국한돼야 한다. AWS를 통해 많은 고객들이 블록체인을 시현하고 여러 실험을 진행 중이다.

또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나온 하나의 서비스일 뿐이다. 오히려 집중할 것은 블록체인이 현재 가지고 있는 불변성이 EU가 발효하는 GDPR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도록 누군가의 거래 정보나 개인 정보를 삭제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블록체인이 맞이하고 있는 과제로 여러 실험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AWS는 이런 실험이 가능한 프레임 워크를 제공할 수 있어 파트너를 지원하고 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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