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도 77%서 57%로 개선…'후' 등 고급 화장품이 성장 견인
에이본 재팬 지분 100% 인수 계약도 체결…시너지 창출 통해 일본 내 사업 강화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해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거침 없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일본의 화장품 회사까지 집어삼켰다.
25일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6592억원, 영업이익 2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9.2%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0분기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2분기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3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부채비율도 수익 증가에 따른 현금 유입으로 전년 1분기말 77.7%에서 20.7%포인트 개선된 57.0%로 낮아졌다.
고급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으로부터 회복되지 않은 데다 내수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사업이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사업별로 화장품은 매출 9477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20.1%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의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개선된 22.4%를 기록했다. 후는 국내와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35%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숨은 고가라인 ‘숨마’를 확대했고 오휘도 고가라인 ‘더 퍼스트’가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후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가 지속되면서 면세점과 중국 현지 법인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결 영업이익에서 화장품 기여도는 7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LG생활건강 C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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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 매출은 3168억원,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5.0%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전년 말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30.6%를 기록했다. 다만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 3947억원, 영업이익 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23.8%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저성장의 국내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유통재고 축소, SKU(품목수) 합리화 등의 사업건전화 작업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투자에 집중했다"며 "중장기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투자 과정에서도 시장점유율 36.6%를 달성하며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 했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일본 화장품 회사도 인수하며 덩치를 불려나가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일본 100%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에이본 재팬 지분 100%를 105억엔(약 10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를 통해 일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이본 재팬은 1968년 일본 도쿄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50년간 화장품 사업을 해오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약 1000억원 수준이다. 일본 내에서는 매출 순위 21위로 랑콤(27위), 에스티로더(41위) 등 글로벌 브랜드 보다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2년 긴자스테파니, 2013년 에버라이프 인수하며 일본 시장 내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일본은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 관계를 중요시하는 유통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등 해외 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성을 감안해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통신판매 채널에 우선적으로 진입했다. 최근에는 수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쿠션파운데이션과 같은 신제품을 홈쇼핑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해 일본 양대 홈쇼핑 채널 중 하나인 QVC 1위를 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향후 일본 소비자들에게 검증된 에이본 재팬의 브랜드, 50여년간 다져온 현지업체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일본 내 사업의 장애 요인들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업 확대의 시너지 창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LG생활건강의 제품 개발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일본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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