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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24일(현지시간) 1%대 후퇴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년3개월여만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마의 3%’를 넘어서면서다. 시장에선 지난 2월 초 임금인상발(發) 국채금리 급등이 뉴욕증시 폭락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엔 국제유가가 상승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데다, 달러화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24.56포인트(1.74%) 하락한 2만4024.13에 장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35.73포인트(1.34%)와 121.25포인트(1.70%) 내린 2634.56과 7007.35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 상향 돌파 이후 2.9%대 후반으로 후퇴했지만, 핵심 저항선을 뚫어낸 데 따른 부담감이 증시를 지속 압박했다. 중동지역 불안 및 글로벌 통상전쟁 우려로 국제유가와 원자재값이 각각 상승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시리아 사태에 이어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 가능성까지 맞물려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차입금리를 높이고, 부채에 대한 이자 규모도 키운다.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기업에 대한 투자가치를 떨어뜨리고,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월가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28% 급등한 18.02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를 내다보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의 한 요인이다. 기업들의 잇따른 ‘호실적’은 이미 주가에 선(先) 반영됐다는 의미다. 3M은 이날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팩트셋 예상치에 부합하는 2.50달러라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한때 9% 가까이 급락했다.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기존 10.20~10.70달러에서 10.20~10.55달러로 내려 잡는다고 밝힌 탓이다. 미국의 대형 건설 및 광산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도 비슷한 경우다. 1분기 순이익이 주당 2.7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32센트에서 크게 늘었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브래드 하버슨 캐터필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실적은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올해 후반 투자규모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금리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반락하는 현상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리컬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락이 이어지는 현상과 관련, “금리가 문제”라며 “금리 상승 땐 투자자들이 작은 실수에도 인내심을 보이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부각된다”고 했다. 에드워드존스의 투자전략가 케이트 원은 “많은 투자자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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