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천지된 韓 커피시장] ①도심지 핵심상권 장악..."출점거리 제한 피해, 골목상권 잠식"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자리잡은 광화문 우체국.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랜드마크지만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1층에 자리잡은 스타벅스다. 반년간 비어 있던 100평 규모 공간에 지난 10일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의 국내 1151번째이자 서울지역 458번째 점포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SPC그룹이 운영하는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가 있었지만 월 5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매출 부진에 버티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 자리를 스타벅스가 접수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광화문 우체국 반경 200m 안에 스타벅스 매장이 이미 4개나 있다는 것. 걸어서 14분 거리인 반경 1㎞ 안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42개나 된다.
서울 도심지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와 오피스 밀집지역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이 진을 치고 있다. 국내 커피업계가 성장 정체에 빠져 있지만 핵심상권을 장악한 스타벅스는 홀로 승승장구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2634억원, 영업이익 11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5.9%, 영업이익은 33.9% 증가했다. 지난해 이용자수는 하루 평균 50만명에 달한다. 2013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7%가 넘는다. 업계 2~5위인 투썸플레이스나 이디야,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의 매출(가맹본부 기준)이 연간 1000억~2000억원인 것에 비해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 수준이다.
스타벅스가 한국 시장을 이처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일관된 커피맛과 높은 브랜드 가치, 공격적 출점전략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 이 중에서도 전문가들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 핵심상권에 집중적으로 출점하는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에 주목한다.
머니투데이가 24일 서울지역 스타벅스 매장 분포를 매출기준 2위 업체인 투썸플레이스와 비교한 결과 집중도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두 회사의 전국 매장수는 4월 현재 스타벅스가 1151개로 투섬플레이스의 965개보다 186개 많다. 하지만 서울 지역만 보면 스타벅스가 458개로 투썸플레이스의 257개보다 201개 더 많다. 서울 지역 핵심상권을 스타벅스가 선점했다는 얘기다.
지역별로 보면 편차가 더 뚜렷해진다. 최대 상권인 강남지역의 경우 스타벅스(68개)가 투썸플레이스(35개) 2배 가량 많다. 을지로가 있는 중구 역시 45대 23로 2배 가량, 종로구는 36대 9로 스타벅스가 4배 많다. 반면 상권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도봉구의 경우 스타벅스 매장은 단 1개뿐인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6개다. 또 강서구 12대 14, 중랑구 6대 7 등으로 투썸플레이스가 많다.
서울은 국제적으로도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도시다. 일본 도쿄의 경우 263개로, 서울이 1.74배 많다. 인구 860만명인 뉴욕의 경우 361개로 서울보다 97개 적다. 서울은 수년전까지 전세계 대도시중 스타벅스 매장수 1위였으나 지난해말 600호점을 돌파한 상하이에 자리를 내줬다.
스타벅스의 공세에 국내 커피업계는 전전긍긍한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투썸플레이스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커피의 경우 가맹점 영업권 보호를 위해 출점시 일정한 거리제한을 둔다. 국내 프랜차이즈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가맹사업법을 적용받지 않으며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만큼 직영점 출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해 자유롭게 출점이 가능한 반면 통상 500미터 가량 거리를 둬야하는 프랜차이즈는 집중 출점이 불가능하다"면서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 가맹점주들은 점포 인근에 스타벅스가 들어서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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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기자 search@,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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