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처럼 국내외로 무전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무전여행을 하면서 청춘 시절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대학생 윤현수(25)씨는 지난 1월 부산으로 무전여행을 다녀왔다. 윤씨는 "작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러시아로 무전여행을 떠난 연예인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교통비를 제외한 식비와 숙박비는 아예 챙겨가지 않았다. 하루 두 번 꼬박꼬박 현지 식당이나 절에서 밥을 얻어먹었다.
젊은 무전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지 식당이나 숙박업소 업주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공짜로 밥을 달라거나 재워 달라는 것만큼 민폐가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미국 서부의 한인타운에서 한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사장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밥 구걸을 하러 오는 한국인 여행객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글을 올렸다. 전남 여수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무전여행 중이라며 찾아와 밥을 달라는 젊은이들을 상대할 때가 가장 난처하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게시판 글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해외까지 나가서 모르는 사람에게 밥 얻어먹는 게 나라 망신"이라거나 "무전여행이 아니라 구걸여행"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에서는 무전여행의 장점을 주장한다. 비행기 삯만 갖고 최근 호주 서부를 다녀온 대학생 최모(24)씨는 "나중에 취업할 때 자기소개서에 도전정신을 부각하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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