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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헬스 동아]고관절 통증은 퇴행성 질환?… 오래 앉아있는 젊은층 발병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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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주말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야외 활동이 즐거운 계절이지만 이런 날씨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관절 질환자들이다. 고관절은 상체와 하체의 중심에 위치해 골반 뼈와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이어주는 관절이다. 서 있거나 걸을 때 체중을 받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보행에 불편함을 느낀다. 퇴행성 질환으로 알고 있는 고관절 질환이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젊은 나이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다. 고관절에 대해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

동아일보

김태영 교수는 고관절 질환의 경우 치료시기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너무 늦지않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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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질환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가.

“고관절은 커다란 근육과 힘줄에 둘러싸인 안정적인 구조로 이뤄져 있지만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큰 충격이나 무게가 가해지면 통증이 발생한다.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 고관절염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발병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 또 젊은층은 체중이 증가하면서 고관절이 부담해야 하는 압력이 커지게 되고 악영향을 준다. 특히 현대인들은 의자에 장시간 앉아 생활하는데 이럴 경우 고관절 주변 연부 조직의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거나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나.

“고관절 질환은 오래 걸으면 점점 아파오는 척추 질환과 달리 주로 걷기 동작의 시작점에서 가장 심한 통증을 느낀다. 걸을수록 통증은 줄어든다. 뒤뚱거리면서 걷게 되거나 다리를 절뚝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엉덩이나 사타구니에 통증이 계속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고관절 질환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다. 상단부인 대퇴골두에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썩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술이나 스테로이드제 복용, 외상으로 고관절을 다치는 경우에 혈액순환 장애가 쉽게 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뼈가 썩게 되면 정상적으로 몸의 하중을 견딜 수 없어 미세구조에 골절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초기에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증상이 좋아지지만 대퇴골두 모양이 변하면 관절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한쪽 다리가 짧아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노화로 진행되는 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그 심각성을 모르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 걷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어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초기에는 해당 관절 부위에 국소적 통증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절 운동 범위 감소, 부종, 운동 시 관절 마찰음 등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심해지면 연골이 모두 닳아 뼈끼리 붙어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인공고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 시기를 너무 늦추면 예후가 좋지 않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늘어난다.”

―고관절 치료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고관절 질환은 치료기간과 재활이 오래 걸리는 병 중 하나다. 이 긴 시간은 고령 환자에게 더욱 큰 고통으로 다가오게 된다. 다른 부위에 비해 고관절 골절은 비수술 치료방법이나 보존적 치료로 개선하는 것이 어려워 수술적 방법, 그중에서도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치환술은 퇴행성관절염, 무혈성 괴사 등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과거에는 수술 후 합병증과 인공관절의 마모로 인한 뼈 소실이 컸다. 인공관절 수술 후 15∼20년밖에 쓸 수 없다는 것도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큰 걱정이었다. 따라서 60세 이하의 젊은 환자들에게는 인공고관절 수술보다 관절 고정술이나 절골술의 방법을 사용해 치료했다.

하지만 최근 인공관절 재료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관절 면의 마모로 인한 뼈 소실이 급격히 감소했다. 현재 알려진 세라믹 인공고관절의 수명은 20년 동안 98~99%의 유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환자의 만족도 높아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젊은 환자들에게도 인공관절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무혈성 괴사는 일반적인 퇴행성관절염보다 더 빨리 망가지기 때문에 좀더 자주 관찰하고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고령 노인의 경우 가벼운 엉덩방아를 찧어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잘 미끄러지는 욕실 등에는 깔판을 깔아놓고 다친 경우 가볍다고 간과하지 말고 꼭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무혈성괴사는 술 때문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절주와 금주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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