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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DJ 민어' '노무현 쌀' '윤이상 문어'… 정치색 듬뿍 친 만찬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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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2]

文대통령의 부산과 김정은 유학 스위스 음식… '정주영 한우'도

靑 '운명적 만남' '스위스의 추억' 제목 달아… 野 "이념 편향적"

남북, 당일 오찬은 각각 따로 할 듯

청와대는 27일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만찬 재료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현대회장, 윤이상 작곡가 등의 고향 특산물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는 것이다.

하지만 친북(親北) 논란이 있는 윤이상이 포함된 점을 두고 야권(野圈)은 "만찬도 이념 편향적"이라고 했다. 또 청와대가 메뉴를 설명하는 자료에 '스위스의 추억' '운명적인 만남' '남과 북의 봄'과 같은 제목을 붙인 것을 두고도 "탁현민 스타일의 과도한 의미 부여"라는 말이 나왔다.

김정은 고려 스위스식 음식도

만찬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가 활용된 '민어 해삼 편수'가 준비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서 오리 농법 쌀로 지은 밥도 오른다. 봉하마을의 '쑥'으로 만든 된장국과 함경도 향토 음식인 가자미식해도 제공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 메뉴에 대해 "남북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또 정주영 회장이 1998년 방북할 당시 몰고 간 소 떼를 키웠던 충남 서산 삼화목장의 한우를 요리한 한우 숯불구이도 선정됐다. 윤이상씨 고향인 남해 통영 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도 상에 오를 예정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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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부산과 김정은이 유년 시절 유학했던 스위스식 요리도 준비된다. 청와대는 "부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문 대통령의 기억과 유럽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 위원장의 기억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했다. 우선 스위스 음식인 '뢰스티(rösti·스위스식 감자요리)'를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음식이 준비된다. 삭힌 감자 가루로 만든 '스위스식 감자전'으로 감자가 남북에서 곤궁했던 시기 귀했던 음식 재료였다는 상징을 담았다고 한다. 부산의 '달고기(흰살 생선) 구이'도 상에 오른다.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인 달고기는 살이 희고 유럽에서도 고급 생선으로 분류된다.

만찬주(酒)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청와대는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가 향기가 나는 술로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고도 불렸다"고 했다. 문배술에 대해선 "원래 평안도에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우리의 명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스위스의 식재료로 만든 초콜릿 등 유럽식 디저트와 문 대통령의 성(姓)을 딴 'Moon(문) 블렌딩 커피' 등이 후식으로 제공된다.

오찬은 따로 할 듯

청와대가 이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 중 한 명으로 윤이상을 선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독일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베를린에 정착해 활동한 윤이상은 세계적인 작곡가로 평가받지만, 친북 활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수십 차례 방북하고, 김일성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 '주석님의 뜻을 더욱 칭송' 등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 김정숙 여사가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를 윤이상 묘에 심는 등 현 정부는 윤이상에게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한편 정상회담 당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평화의집 2층 중간 지점에 있는 회담장에서 나와 양끝에 있는 대기실에서 오찬을 따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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