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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2년만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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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2000명에 월 560유로, “불평등 완화” vs “예산만 낭비”

시행효과 분석결과 내년말 공개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시범 실시한 기본소득보장제를 시행 2년 만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핀란드 정부는 2017년 1월부터 25∼58세 실업자 2000명을 임의로 선정해 아무런 조건 없이 2년간 매월 560유로(약 74만 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보장제를 시작했다. 실업률이 9% 넘게 치솟자 기본소득보장제로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찬성론자들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사회 불만이나 생계를 위한 범죄가 줄어들고 사회 불평등이 완화되면서 복지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예산이 낭비되고 제도 시행 뒤에는 굳이 힘들게 일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핀란드 정부는 시범 시행을 해보며 기간을 늘릴지를 검토하려 했으나 일단 기본소득보장제를 중단하고 다른 사회보장제도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본소득보장제 시행 부처인 사회보장국(KELA)의 예산 증액 요구를 거절하고 내년 1월부터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KELA의 올리 캉가스 연구원은 제도 중단이 결정되자 “이러한 큰 실험에서 폭넓은 결론을 이끌어 내기에 2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 추가로 예산과 시간을 들여야 믿을 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보장제의 시행 효과 분석 결과는 2019년 말 공개될 예정이다.

페테리 오르포 재무장관은 현지 언론에 “기본소득보장제 종료 뒤 영국에서 도입 중인 보편적 신용제도를 도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는 핀란드 정부가 일정 수준 이하의 저소득자에게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는 ‘역소득제’를 기본소득보장제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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