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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손턴 “北비핵화 대상에 韓日겨냥 중-단거리 미사일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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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2]“김정은 비핵화 의지 표명만

이젠 北의 진정성 테스트 해야… 北 핵실험장 폐기 신뢰 보일 기회”

간담회서 ‘진정성’ 가장 많이 언급

동아일보

“지금까지 우리가 봐 온 건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발표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 남북관계는 오로지 비핵화가 담보돼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방한 중인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지명자·사진)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진정성(sincerity)’이었다.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믿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현지 시간) 손턴이 지명된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과의 회담을 준비하는 미 외교 당국 실무 총책임을 지는 자리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인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비핵화 외교전에 처음으로 공식 등판하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비핵화 협상의 목표를 다시 명확히 한 것이다.

손턴 대행은 “현재까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내놓은 입장은 구두발표든 성명이든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우리에게 확신을 심어주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한 뒤 “금요일 회담에서 이런 진정성이 보이길 바라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이행 조치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턴 대행은 이날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북핵 비핵화 범위에 핵시설은 물론이고 농축우라늄 등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도 포함된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비핵화 대상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험을 금지하고 있는 모든 미사일이 포함된다.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다양한 채널로 북한에 요구하고 이날도 진정성이란 표현으로 강조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는 무엇일까. 손턴 대행은 “비핵화가 진행 중이라는 걸 알 수 있게끔 검증도 될 수 있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사찰도 될 수 있다. 핵프로그램 포기나 해체도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북한이 21일부터 폐기하겠다고 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직접 문을 닫는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미 협의차 방한한 손턴 대행은 미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김정은의 입장을 우선 경청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무엇을 해주면 안전하다고 느끼겠는지 직접 듣고 싶다”고 했다. 국교 정상화나 평화협정 등 북한이 과거에 요구했던 사례들을 어떻게 검토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우리가 과거에 김정은과 협상했던 게 아니잖나. 그래서 직접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답했다. 이전 행정부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트럼프와 김정은 스타일대로 비핵화를 풀어보겠다는 것으로 읽혔다.

20여 년간의 지리멸렬했던 대북 핵협상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피력했다. 손턴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고 임기 내에 비핵화 문제를 해내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2020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가시적 성과를 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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