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국가의 정부기관이 너지팀을 운영하며 정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너지식 정책의 목표는 시민들의 비합리적 행동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에 의존하지 않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너지식 정책들은 과연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영대의 베나르치 교수 팀은 미국의 너지 정책 담당 부서인 SBST와 영국의 너지팀인 BIT(The Behavioural Insights Team)에서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너지의 계량화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의 저명한 과학저널, 경제학저널, 심리학저널, 의학저널에 발표된 다양한 정책들의 비용 대비 성과를 산출했다.
먼저 퇴직연금의 저축률을 높이는 너지 정책의 효과를 분석해 보니 너지식 프로그램에 1달러를 투입했을 때 증가하는 연금저축액은 100달러인 반면, 전통적 프로그램의 연금저축 증가액은 많아도 14.58달러, 적게는 1.24달러에 불과했다.
너지는 에너지 절약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웃의 전기 사용량과 절전 방법을 기록한 보고서를 e메일로 특정 주거지역의 주민에게 발송했을 경우, 보고서 작성과 운영에 들어간 비용 1달러로 절약한 전기는 27.3kWh에 달했다. 이는 특정 계절에 절전하면 전기료를 할인해 준다거나 피크타임 절전을 유도하는 등 기존 방식의 정책들을 통해 아낀 3.41kWh와 14.0kWh의 전기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큰 틀에서의 경제정책이나 경영전략은 투명하면서도 상세해야 하고 상벌도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강이나 바다를 헤치는 배를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과 저변에 흐르는 물결이다. 너지식 프로그램이 보여준 탁월한 효과는 자연의 법칙과 경제의 법칙이 별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아닐까.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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