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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美 국채금리 장중 ‘마의 3%’ 돌파… 증시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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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금리충격 재현 우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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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대표적 채권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마의 3%’ 벽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한국의 금리가 덩달아 오르면서 주식시장 위축,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 등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미 기준금리 연내 4번 올릴 가능성

동아일보

23일(현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3.001%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후 국채금리는 상승폭을 줄인 채 2.96%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 할부대출 등 시장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올릴 확률이 33%라고 봤지만 최근에는 50% 선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높여 시중에 풀린 돈을 끌어들일 여력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다.

돈값인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약세(원-달러 환율)를 보이게 된다. 이 때문에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6.8원에 마감됐다.

○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국채금리가 오르면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적용되는 금리가 높아지고 기업 대출금리도 오른다. 전반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셈이다.

기업이 힘들어지면 주식시장도 타격을 받기 마련이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증시를 떠받치는 유동성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올 2월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을 때 뉴욕증시가 폭락하고 코스피도 일주일 새 200포인트 넘게 급락한 것처럼 다시 한번 충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은 조사 대상 43개국 중 5번째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0% 하락한 2,464.14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코스피 주식을 1조2000억 원어치 이상 팔아치웠다.

○ 고민에 빠진 한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미국의 국채금리까지 오르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0%,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더 높다.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4회까지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은도 금리 인상 속도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이번 국채금리 상승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된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도 향후 금리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일제히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이건혁 /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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