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조 회장 왼쪽)이 자크 로게 IOC 위원장 부부와 함께 2011년 8월 대구시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평창 조직위 주최 IOC 위원 초청 환영만찬에서 기념촬영을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이 이사장의 '갑질' 의혹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지난 18일 SBS가 음성 파일을 공개하면서다. SBS는 이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지난 2013년 이 이사장이 자택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설을 일삼았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2013년 여름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의 자택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던 때 한 여성이 작업자들에게 욕하는 소리가 녹음됐다. 당시 작업자이던 A씨는 SBS에 “녹취 파일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조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민 삼 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라고 증언했다. A씨는 “아침에 오면 (이 이사장이) '오늘 뭘 보자, 뭘 보자' 해서 한참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성질을 냈다”며 고 말했다.
23일엔 이 이사장 추정 동영상이 공개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영상이다. 여기에선 한 여성이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를 밀치고 서류를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갑질 영상이 23일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이명희 씨 추정인물이 하청업체 직원들을 밀치고, 삿대질을 하고, 서류를 뺏어 바닥에 던지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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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엔 이 이사장이 운전기사에게 폭언한 거로 보이는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고 SBS가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이 운전기사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는 한 여성이 상대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나온다. 이 여성은 “이거 왜 밑에 갖다 놓고 XXX야. 당장 못 고쳐놔 이 개 XX야. 너 가서 고쳐와 빨리!” 등 분을 삯이지 못 하는 욕설을 쉴 새 없이 내뱉고 있다.
이 같은 여성의 욕설을 들은 당사자들은 욕설한 여성이 이 이사장이라고 SBS에 밝혔다. 자신이 이 이사장의 운전기사였다고 밝힌 이는 오전 8시 출근부터 저녁 6시 퇴근 때까지 수시로 이 이사장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을 제대로 못 봤다고, 퇴근해도 되냐고 물었다고, 심지어 집에 생강이 없다고 욕설을 들어야 했다”며 “약간의 터치(폭행) 없이 욕만 주워 먹고 퇴근하는 날은 즐거운 퇴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개된 음성 파일과 동영상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해당 여성이 이 이사장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이 이사장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해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의 갑질 의혹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 공사현장 동영상 등 현재 접수된 제보만 9건으로, 4건은 서울에서 5건은 인천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각 서울과 인천 광역수사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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