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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확인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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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3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12보(160~175)=현재 바둑은 반면(盤面·덤을 셈하지 않은 상태)으로 백이 서너집 정도 앞서 있다. 이 판을 흑이 이기기 위해선, 중앙에서 10집 이상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겨우겨우 10집 이상을 보태는 과정에서 백집이 조금이라도 불어나면 그것 또한 패배로 귀결되기 때문에 이래저래 흑이 괴로운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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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현 8단은 허둥지둥 163으로 중앙에 울타리를 쳤다.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당장 포기할 수는 없으니 중앙에서 무엇이라도 해봐야 한다. 보통의 경우라면 상대가 '참고도' 정도로 흑집을 삭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그런데 다음에 떨어진 170에, 안국현 8단은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너무나 알기 쉽게 밖에서 단수친 170은, '굳이 내가 흑집을 줄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이기고 있다'는 의미다. 탕웨이싱 9단은 이 수를 통해 '바둑은 이미 끝이 났다'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절망을 애써 부정하며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더듬어보려는 안 8단에겐 확인사살과도 같은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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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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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순순히 뒤로 물러선 덕분에 171, 173, 175로 중앙 흑집이 많이 불어나긴 했다. 하지만 안 8단도 직감하고 있었다. 이 정도로는 바둑을 역전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노련한 탕웨이싱 9단은 마지막 순간까지 빈틈이 없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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