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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毒이 된 `맞춤형 콘텐츠` 가짜뉴스 중독성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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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가짜뉴스가 삼킨 한국 ① ◆

직장인 A씨는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관한 뉴스를 검색하던 중 '안희정 김지은 비공개 CCTV'라는 제목의 유튜브 링크를 클릭했다.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 제목과 달리 기존 뉴스를 짜깁기한 영상이었다. 괜히 봤다며 인터넷 창을 닫으려 할 때 유튜브는 '대박 진실, 김지은 가족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추천했다. A씨가 영상을 마칠 때쯤 유튜브는 또다시 영상을 추천했다. '안희정이 비서와…' '안희정이 네 번이나…' 등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자극적 영상이 끝도 없이 플레이됐다. 유튜브가 A씨의 재생 이력과 패턴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때문이었다.

"보고 싶은 것을 더 보여준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콘텐츠 플랫폼이 이용자 사용 이력과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이른바 '개인 추천 알고리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짜뉴스를 한 번 클릭하게 되면 비슷한 소재와 유사한 느낌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계속 추천받게 돼 비슷한 가짜뉴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는 홈페이지에서 "1분마다 400시간 분량이 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개인 시청 시간, 좋아요 선택, 콘텐츠,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해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동영상을 찾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용자 시청 활동을 바탕으로 시청자가 다음에 보고 싶어할 동영상을 추천해준다. 이 추천 알고리즘이 '다음' 동영상 목록을 선택하고, 유튜브 첫 화면에 뜨는 맞춤 동영상 구성에 관여한다.

페이스북도 사용자 맞춤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의 목표는 사용자가 보고 싶어할 것 같은 게시글이 먼저 노출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1억명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중요도'는 상대적 개념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10만개 요소를 고려해서 이용자 취향, 관계 등을 파악한다. '좋아요' 클릭 수나 친구 관계를 통해서 '친밀도'를 고려하고 텍스트, 동영상 등 콘텐츠 종류에 따라 '가중치'를 두며 포스트 게재 시점과 나의 로그인 시기를 분석해 '시의성'을 판단한다. 또 최근 50개 게시물을 분석해 퍼나르기나 좋아요 클릭 등 상호작용을 많이 받은 게시물은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상호작용을 받은 게시물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용자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가입해 있고 여기서 본 가짜뉴스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다음에도 비슷한 내용의 가짜뉴스를 받아볼 가능성이 큰 셈이다.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은 이처럼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하는 '확증편향'을 강화하면서 가짜뉴스의 폐해를 더 키운다. 한마디로 한번 중독되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고 오히려 더 높은 강도의 처방을 요구하는 마약과 동일한 중독 구조를 통해 사회적인 양극화와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패턴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별취재팀 = 이선희 팀장 / 이용건 기자 / 양연호 기자 / 이석희 기자 / 류영욱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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