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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남미판 EU`서 우파 6개국 탈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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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우파 정권들이 역내 최대 정치기구인 남미판 유럽연합(EU)으로 불리는 남미국가연합(UNASUR) 탈퇴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미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 유산이었던 남미국가연합과 결별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남미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자국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6개국이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문서를 각료들에게 보냈다.

이들 6개국은 현재 순번 의장국인 좌파 정권 볼리비아 주도 아래 남미국가연합이 방향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2008년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창설된 남미국가연합에는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당시 좌파 정권의 압도적 우세 속에 반미(反美) 기조가 남미의 '시대정신'이 됐다.

남미국가연합 출범을 주도했던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롯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등 당시 좌파는 남미 전역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부패와 포퓰리즘 정책 남발로 경제난이 가중되자 민심은 좌파 정권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부터 칠레에 이르기까지 주요국에서 우파 후보가 당선됐고, 올해 대선도 우파가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의 대외 원조·투자도 경제를 회복하려는 남미 국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거 좌파 블록이 끈끈할 때는 대내 무역 활성화와 상호 원조로 국가경제를 끌어갈 수 있었지만 현 상황으로서는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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