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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대상, 아미노산 트립토판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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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식품회사인 대상이 사료용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시장에 진출한다. 17년 만에 되찾아 온 라이신 사업을 바탕으로 그린바이오 사업 전반을 확대한다는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의 계획이 현실화하고 있다.

22일 대상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군산 라이신 공장에 트립토판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장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데 조만간 설비 발주를 넣을 계획"이라면서 "트립토판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트립토판은 라이신과 같이 돼지의 성장을 촉진하는 아미노산이다. 글로벌 시장이 4000억원 규모로 수요에 비해 생산시설이 많지 않아 현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라이신처럼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대상은 아미노산 사업과 관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상그룹은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연매출이 2100억원 남짓 하던 라이신 사업 부문을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에 6억달러(당시 약 9000억원)에 매각했다. 라이신 사업은 당시 매출이 대상그룹 전체 매출(1조원)에서 약 2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률도 30%를 넘나들 정도로 알짜 중에 알짜였다.

반면 라이신 사업을 계속 유지한 CJ제일제당은 이를 바탕으로 트립토판 등 다른 아미노산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린 것이다. 1973년 먼저 라이신 생산기술을 갖추고 시장을 선도한 대상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바스프는 라이신 사업을 대상의 사돈 기업인 백광산업에 2007년 매각했고, 대상은 2015년 이를 다시 1207억원에 인수해 17년 만에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에 재진출했다. 라이신 사업 부문 재인수와 트립토판 시장 진출 등은 모두 임 명예회장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이후 라이신 시황이 좋아지면서 2015년 라이신 사업을 되찾아 온 것이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만 3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수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2017년 대상그룹(대상홀딩스) 전체 매출액은 3조3836억원으로 바이오 부문을 대상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지난해 말 고부가가치 아미노산인 'L-히스티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등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상이 트립토판을 생산하게 되면 트립토판 시장 1위인 제일제당과 정면으로 대결하게 된다. 제일제당이 시장 점유율 40.7%로 1위, 일본 아지노모도가 18.9%로 2위이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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