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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삼성전기·휴비스 `실적 더블` 괴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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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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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와 휴비스처럼 최근 2년 동안 매년 영업이익이 2배 이상씩 증가한 실적 '괴력주'가 주목받고 있다. 각각 정보기술(IT)과 화학 산업의 수요 증가에 따라 작년 실적 반전을 이뤄낸 두 종목은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수출주'로서 경쟁력을 과시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바이오 종목과 달리 두 종목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지적과 함께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2016년 244억원에서 작년 3062억원으로 급등한 이후에도 올해 6731억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12.5배나 상승한 이 종목은 올해도 2배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작년에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듀얼카메라(렌즈가 2개인 카메라)를 공급하면서 깜짝 실적을 이뤄냈는데 올해는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MLCC 수요가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넓어지면서 이 사업의 성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전장부품 등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각종 산업 부품으로 쓰여 '산업의 쌀'로도 불리지만 작년까지 수익성은 높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 무라타를 중심으로 MLCC 공급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요까지 급증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무라타가 MLCC 증설에 약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공장 증설 '붐'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MLCC 물량이 부족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기가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MLCC의 평균 판매 가격(ASP)을 작년보다 30% 이상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을 올려도 물량이 부족한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며 MLCC가 반도체 못지않은 '초호황'을 누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라타의 공장 증설은 공급과잉 우려보다는 MLCC 시장의 호황을 증명하는 사건"이라며 "무라타의 MLCC 공급처는 친환경차 쪽이고 삼성전기는 IT 쪽으로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본의 투자 증가를 악재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 삼성전기의 MLCC 매출은 2조112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0.9%를 차지하고 있다. 듀얼카메라 등 카메라 모듈 매출은 2조5340억원으로 그 비중이 37.1%였다. 그러나 올해는 두 사업의 매출이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MLCC와 카메라 모듈 사업 매출은 각각 2조6760억원, 2조1850억원이다.

주력 사업이 MLCC로 넘어오는 셈이다. 특히 최근 5세대(G)로의 통신표준 변화도 삼성전기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로 네트워크 장비용 MLCC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작년에 주가가 급등한 삼성전기에 대해 외국인들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3270억원이나 순매수한 이유 중 하나다. 같은 기간 주가는 22.8% 올랐다.

카메라 모듈을 비롯해 주요 제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기 때문에 실적이 안정돼 있다. 최대주주도 삼성전자(지분율 23.7%)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50%에 달하지만 점차 그 비율을 줄여가며 해외 매출을 늘려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수섬유 소재 업체인 휴비스도 매년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2016년 대비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년 새 4.7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종목의 대표 제품은 저융점섬유(LMF)다. LMF는 자동차 트렁크와 천장 등 내장재와 기저귀 등 위생용품의 접착제로 쓰이는 친환경 섬유다. 휴비스는 전 세계 LMF 생산량의 40%(연간 30만t)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업체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LMF 수요도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2016년 이후 주요 업체들의 공장 증설이 없었다는 점에서 휴비스의 수익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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