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이날 오후 사과문을 통해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이라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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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그룹 내 7곳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조현아는 지난달 29일 칼호텔 사장으로 선임되며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또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직에 임명해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조 회장은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과문은 관세청이 한진그룹 일가가 항공기를 ‘개인택배’ 삼아 고급의류와 가구 등 개인물품을 들여오며 탈세를 일삼았다는 혐의에 대해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의 자택와 대한항공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또 차녀 조현민이 광고사 직원에 물컵을 던진 사건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지 열흘 만의 반응이다. 조양호 회장은 그간 관련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날 오전에는 조 회장이 서울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론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었다.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댓글에는 “일가가 다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게 넘겨라” “이번에는 안 속는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되기 전 대응할 적절한 타이밍을 놓쳤고 이미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 됐다”면서 “근본적인 해법 없이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문 전문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습니다.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습니다.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하여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하여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2018년 4월 22일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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