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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김정은, 중국의 양탄일성(兩彈一星)·1978년 개혁개방 3중전회 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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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 바탕으로 미국과 수교하고 경제발전 집중한 중국 노선과 흡사

중국 “무게중심을 경제건설로 옮긴 결정 환영” … “대북제재 해제해야” 성급한 주장도

동아일보

출처: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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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관영 매체들 중엔 환영 기조 속에서도 “북한의 선언이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이라며 신중함을 나타내는 곳도 있었지만,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의 선언에 호응해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는 성급한 주장도 나왔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중 수교(1979년) 전 원자탄·수소탄(양탄·兩彈)과 인공위성(일성·一星)을 개발을 끝냈던 중국의 ‘양탄일성’ 노선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서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한 이번 북한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 결과가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인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결의한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떠올리게 한다는 관측도 많다.

중국 정부는 21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북한의 선언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국들이 협력하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하기를 희망한다.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還球)시보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한미연합훈련 규모와 횟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한미일은 빨리 유엔 안보리 결의 이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 역시 빨리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를 논의해야 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최종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생각이 없는 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냉전의 근본 원인이라고 봐왔다. 북한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북한 문제를 이용해 한반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내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낸 환추시보와 달리 관영 신화통신은 “한반도 정세 완화에 호재를 더했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북한은 핵무력 건설 완성을 선언했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화통신은 중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선언한 조치는 핵무기 ‘동결’에 해당한다”며 “미국이 계속 주장한 것은 (비핵화이지) ‘동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북한이 “무게중심을 경제건설로 옮겼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도 “북한이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수준 향상 과정에서 계속 성과를 얻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과 이 과정에서 중국의 경험을 전수하는 데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깜짝 방중한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을 설명하고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식 개혁개방 경험을 전수할 의사와 이를 위한 대대적인 경제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은 방중 때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해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 혁신 분야에서 얻는 성과에 탄복했다”며 “중국 공산당의 발전 노선이 국가 상황에 정확히 부합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는 “방중 기간에 직접 중국이 얻은 감탄할만한 발전성과를 봤다. 형제인 중국 인민들에게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느꼈다”며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본보기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핵 보유를 바탕으로 미국과 수교하고 개혁개방으로 간 중국 노선을 따르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이번 선언은 핵무기를 없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북한이 이미 성공적으로 핵을 보유했다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며 “평양의 안보 장벽은 이미 양탄일성의 구조 하에서 기본적인 건설을 마쳤다”고 지적했다.

BBC 중문판은 “북한의 이번 3차 전원회의 결과는 내용 면에서 중국의 11기 3중전회(1978년)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덩샤오핑이 이끄는 중국은 당시 국내외의 ‘대대적인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개혁개방 정책 추진’을 결의했다. 서방과 전면적인 관계개선 및 교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때부터 빈곤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다음해인 1979년 미국과 수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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