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마이니치 신문은 도시바가 구루마타니 노부야키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 계획을 전했다. 일본 쓰미모토 미쓰이 파이낸셜그룹 회장을 지냈던 노부야키 회장은 이달 초 도시바의 신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지난 2월 도시바의 신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구루마타니 노부야키 회장. 노부야키 회장은 4월 1일 취임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후 인수 대상을 놓고 긴 혼선을 겪다가 마침내 한·미·일 컨소시엄이 도시바와 인수 계약을 했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이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도 참여하고 있다. 당초 매각 시한은 올해 3월 31일이었다. 이때까지 반도체를 많이 수입하는 주요 8개국으로부터 이번 M&A가 해당 국가의 반(反)독점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인수를 추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한국ㆍ일본ㆍ유럽연합(EU)ㆍ미국ㆍ대만ㆍ필리핀ㆍ브라질ㆍ중국이 그 8개국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을 제외한 7개국만 승인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 25%에서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며 자국 반도체 기업들을 정책ㆍ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명 ‘반도체 굴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한 플래시메모리(D램ㆍ낸드플래시) 시장을 중국도 노리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5위(지난해 4분기 기준)인 SK하이닉스가 이 시장 세계 2위인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하게 되면 SK하이닉스의 시장 영향력은 더 커진다. 중국 칭화유니그룹 등이 낸드플래시 분야에 박차를 가하는 있는 상황에서 이번 매각 계약이 중국에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과 미국이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중국의 도시바메모리 M&A 승인 심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도체사업 매각을 원하던 도시바의 상황도 달라졌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약 6000억엔 규모로 증자를 통해 자금난을 일부 해소했다. 또 도시바의 일부 주주들은 2조엔의 매각 가격이 낮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중단되면 도시바메모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중단과 관련해 로이터는 구루마타니 노부야키 도시바 회장이 이달 초 "‘중대한 변화’가 있지 않은 한 매각을 취소하는 옵션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도 공식적으로는 가능한 한 빨리 매각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