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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금잔화가 꽃을 오므리면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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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금잔화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태양의 신을 사랑한 소년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태양이 떠올라 환한 빛이 비취면 춤을 추고 즐거워하다가 밤이 되면 슬퍼지는 소년이었다. 태양의 신도 소년을 좋아하기 시작할 무렵 둘 사이를 지켜보던 구름의 신이 질투에 빠져 버렸다. 구름의 신은 태양의 신을 여드레 동안 구름 속에 가두어 소년이 태양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태양을 보지 못하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소년은 죽고 말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양의 신은 죽은 소년을 금잔화로 환생시켰단다.

꽃 모양이 금잔과 비슷하여 금잔화라고 하는 이 꽃은 금송화라고도 불린다. 남유럽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에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높이가 30~50㎝이고 가지가 갈라지고 전체에 선모(腺毛)같은 털이 있어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잎은 어긋나고 잔 톱니가 있으며 밑 부분은 원줄기를 감싼다. 토지가 척박할수록 금잔화는 더 빠르고 용감하게 퍼져나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금잔화는 겸허와 끈기의 상징으로 불린다.

꽃들이 날씨에 반응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민들레나 데이지가 습도에 반응한다면 금잔화는 빛에 반응하는 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금잔화는 구름이 끼면서 햇빛이 나지 않으면 정확하게 꽃잎을 오므린다. 서양에서 “만약 금잔화가 아침에 개화하고 오후까지 닫히지 않는다면 맑은 날씨를 기대해도 좋다”라는 속담이 전해오는 것도 이에 연유한 것이다. 대개 낮에 구름이 끼어 들어오면서 햇빛을 막을 경우는 높은 구름이 아닌 중층운보다 낮은 구름일 경우가 많다. 구름의 양도 하늘을 덮을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기압골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금잔화가 꽃잎을 오므리면 비가 올 확률은 속담처럼 높아진다.

사막에서조차 여러 해 동안 비가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금잔화의 특성으로 “그들은 곧 궁핍과 기근으로 파리하매 캄캄하고 거친 들에서 마른 흙을 씹으며 떨기나무 가운데서 짠 나물도 꺾으며 금잔화 뿌리로 양식을 삼느니라”는 욥기서의 말처럼 중동지역에서는 금잔화의 뿌리를 양식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금잔화가 아침 햇빛에 꽃잎을 여는 이유도, 또 언제나 태양을 향해 아름답게 피는 것도 신화처럼 태양을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뜻이란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인내와 지조, 그리고 겸손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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