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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서울시교육감 선거, 이번에도 3자 구도…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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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 결과 다자 구도에서는 진보후보 승리

양자 대결에서는 보수 교육감 탄생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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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선 도전에 나서면서 6·13 지방선거에 나설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다. 올해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2014년과 같은 '3자 구도'로 형성되면서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치러진 4번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다자 구도'는 대체로 진보 교육감 당선으로 이어져 왔다. 진보진영은 단일후보를 내세운 데 비해 보수진영은 후보가 난립하면서 다자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보수·진보후보 간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보수후보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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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 (뉴스1DB)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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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4년 다자구도에서 '진보후보' 이겨…양자 대결선 '보수후보' 승리

바로 직전 치러진 2014년 제6회 동시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선거에서는 조희연(진보) 문용린(보수) 고승덕(중도보수) 후보가 맞붙었다. 조희연 현 교육감이 39.1%의 득표율로 문용린 당시 교육감(30.7%)을 40여만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24.3%)의 득표율을 합치면 54.9%로 과반이 넘었지만 보수 표가 분산된 게 컸다.

2014년 선거만이 아니다. 2010년 제5회 동시지방선거 결과도 비슷하다.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단일 후보로 추대된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 외에도 남승희·김영숙·권영준·김성동·이상진 후보 등 총 6명의 보수후보가 출마했다. 반면 진보진영은 곽노현 전 교육감으로 후보를 단일화했다.

결과는 곽노현 후보가 3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위 이원회 후보(33.2%)와의 차이는 불과 1.1% 포인트에 그쳤다. 4만8000여표 차이다. 남승희(11.8%) 김영숙 후보(12.2%)가 1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보수 후보 6명의 득표율을 합치면 65.6%였다.

이에 비해 보수·진보진영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 '양자 구도'에서는 보수진영이 여유 있게 승리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이 당선된 게 대표적 사례다.

당시 선거에는 4명이 출마했지만 사실상 문용린-이수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였다. 문용린 후보가 과반이 넘는 54.2%의 득표율로 37.0%에 그친 진보진영 이수호 후보를 눌렀다. 중도보수성향으로 분류됐던 남승희 후보는 5.4%, 보수성향의 최명복 후보는 3.4%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례적으로 다자 구도에서 보수진영 교육감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있다. 첫 주민직선으로 치러진 2008년 선거다. 보수성향 4명, 진보성향 2명 등 총 6명의 후보가 나섰다. 이후 선거와 달리 진보진영에서도 2명의 후보(주경복·이인규)가 출마했다. 보수뿐 아니라 진보진영 표도 분산된 것이다.

결국 선거에서는 보수성향의 공정택 교육감이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다만 표 차이는 2만2000여표에 그쳤다. 공정택 후보는 당시 현직 교육감이라는 프리미엄에도 주경복 후보(38.3%)를 1.8% 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눌렀다.

진보성향 주경복 후보와 이인규(6.0%)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44.3%로 공 전 교육감보다 4.2% 포인트 높았다. 진보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주경복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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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이 2012년 재선거에서 당선 확실 소식을 듣고 지지자로부터 꽃바구니를 받는 모습. (뉴스1DB)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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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거는 공수 뒤바뀌어…중도후보가 어느 표 잠식할지도 관심사

올해 6·13 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3자 구도'로 잡혀가고 있다. 보수·진보영이 양자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도를 표방한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가세했다. 조희연(진보) 문용린(보수) 고승덕(중도보수) 후보가 맞붙었던 2014년과 같은 구도다.

2014년 선거와 다른 점이 있다. 당시는 보수 교육감(문용린)이 현직이었고, 여기에 진보진영이 조희연 후보를 앞세워 도전했다. 이번에는 현직인 진보교육감(조희연)에 보수진영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당시와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당시 선거는 초반 지지율에서 문용린·고승덕 후보가 1·2위를 다투고, 조희연 후보는 한자릿수에 머물며 한참 뒤처진 형국이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현재까지 보수진영에서 진보진영에 대항할 '확실한' 후보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 이준순 대한민국미래교육연구원장, 최명복 사단법인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 등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지낸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한국교총 회장을 지낸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도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교육계 안팎에서 꾸준히 호명되고 있다.

중도를 표방한 조영달 교수의 위치도 관심사다. 2014년 선거에서 중도를 표방했던 고승덕 후보는 보수진영의 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낳았고, 이는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조영달 교수가 보수·진보진영 중 어느 쪽 표를 잠식할지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조 교수는 경력만 보면 진보진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김대중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서도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선발방식을 추첨제로 바꾸겠다는 등 현 조희연 교육감과 정책 방향이 통하는 면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박원순-김문수-안철수' 3자 구도로 형성되면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러닝 메이트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보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조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안 위원장의 교육정책 멘토로 활동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선거에서 '중도'를 표방하게 되면 진보진영보다는 보수 표 분산 효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보수진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일대일 구도 속에서 승부가 되어야지 후보가 나눠진 상황에서는 현 여권(진보진영)의 승산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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