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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북한이 폐쇄하겠다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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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폐쇄키로 결정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부 핵시험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중앙일보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2일(왼쪽)과 17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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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이곳에서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풍계리는 해발 2200m의 만탑산을 최고봉으로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핵과 관련한 활동을 은폐하기 쉽고, 유사시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가 상대적으로 쉽다. 무엇보다 일대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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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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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실험을 할 때 순간적으로 1억도 이상으로 온도가 치솟는다”며 “화강암에 포함된 석영 등이 고온에 녹아 코팅 역할을 할 경우 방사능이 외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 군 당국은 1차와 2차 핵실험을 제외하고 핵물질 포집에 실패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 시설을 중심으로 동쪽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했다. 이후 2차와 3차는 서쪽 갱도에서, 4ㆍ5ㆍ6차 핵실험은 북쪽 갱도로 불리는 곳에서 했다. 현재 갱도 입구는 4곳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데, 1차 핵실험 후 동쪽 갱도는 폐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갱도 입구를 들어가면 여러 개의터널이 가지처럼 뻗어 있고, 수평 또는 경사지게 수천m를 파고들어 간 끝에 관측시설과 핵폭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핵 실험 시 발생하는 열과 폭풍, 충격을 중간에 흡수하기 위해 여러 곳의 격벽을 만들고 터널도 낚싯바늘 모양으로 설계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장의 폐쇄방식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단, 터널 굴착이나 유지 보수에 필요한 인력을 철수하고, 핵 관련 시설의 이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더라도 이전에 했던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오염의 가능성이 있다”며 “상당 기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인 데다, 북한이 말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의도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미국 등의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갱도를 폭발하거나 갱도를 봉인하는 조치 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핵 개발의 상징에서 비핵화의싱징으로 된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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