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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if] 우주로 가는 TESS, 지구같은 행성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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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行星)이 얼마나 있을까.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해결해줄 새로운 눈이 우주로 향한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일 7시 51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테스(TESS)' 우주 망원경을 스페이스X사의 팰컨 9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고 밝혔다.

테스는 '천체면 통과 외계 행성 탐색 위성(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의 영문 첫 글자들을 딴 이름이다. 테스는 지난 10년간 활동한 케플러 우주 망원경보다 400배나 더 넓은 우주를 탐색하면서 2만개의 외계 행성을 찾을 계획이다. 외계 행성 탐색의 2막이 열린 것이다.

◇케플러보다 훨씬 밝은 별 탐색

테스는 발사 후 두 달 정도 장비 검사를 거쳐 이르면 6월부터 작동할 계획이다. 달에 가까운 궤도에 진입하면 13.7일 주기로 지구를 돈다. 달의 인력을 이용해 자세를 안정화시켜 연료 없이도 임무가 가능하다. 2주에 한 번씩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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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연구원들이 발사를 앞두고 테스(TESS) 우주 망원경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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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는 전임 케플러 우주 망원경과 마찬가지로 '천체면 통과(transit)' 현상을 이용해 외계 행성을 찾는다. 행성은 태양처럼 빛을 내는 별인 항성(恒星) 주변을 공전한다. 우주 망원경이 항성을 보고 있는데 그 앞으로 행성이 지나가면 관측되는 빛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예를 들어 태양 앞으로 목성이 지나가면 태양광이 1% 줄어든다. 그보다 훨씬 작은 지구가 태양 앞을 지나가면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 0.01% 가려진다.

케플러는 지난 2009년 발사된 이래 이와 같은 천체면 통과 현상을 토대로 4500개가 넘는 외계 행성을 찾았다. 이 중 2300개 이상이 실제 외계 행성으로 확증됐으며, 그중 지구만 한 크기에 별과의 거리도 적당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도 30개를 찾았다.

NASA는 테스가 2년간 20만개의 항성을 관측해 외계 행성 2만개를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구형 행성도 500개 이상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테스가 케플러보다 단기간에 더 많은 행성을 찾겠다고 한 것은 관측 지역이 훨씬 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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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충민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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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는 처음부터 우주의 한쪽만 향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우주의 0.25%밖에 보지 못했다. 이 상태에서 관측 대상을 늘리려면 더 먼 곳을 보는 수밖에 없다. 케플러가 본 별들은 대부분 지구로부터 1000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한 거리로 9조4600억㎞) 떨어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별이 멀리 있으면 빛이 약해 제대로 관측하기 어렵다.

테스는 케플러의 한계를 극복했다. 처음부터 우주의 85%에 해당하는 영역을 보겠다고 한 것이다. 멀어야 수백 광년의 별을 본다. 그만큼 더 가깝고 더 밝은 별을 볼 수 있어 행성 탐색의 정확도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사라 시거 교수는 "빛은 우리에게 돈과도 같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제임스웹 망원경의 길잡이 역할

다음은 외계 행성의 대기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야 한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면 별빛이 행성의 대기에 의해 산란된다. 이를 분석하면 행성의 대기 성분을 알 수 있다. 이는 2020년 발사 예정인 NASA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알아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재우 박사는 "테스는 제임스웹 망원경이 심층 분석할 외계 행성을 가리키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테스의 궤도도 제임스웹과 같은 방향으로 잡았다.

테스가 거리가 가까운 별을 관측하므로 지구에 있는 천체망원경들도 관측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 2028년 발사되는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엘(ARIEL) 우주 망원경은 물이나 이산화탄소를 잘 포착하는 적외선으로 외계 행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외계 행성을 찾는 또 다른 방법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주 망원경과 행성, 항성이 일직선이 되지 않으면 천체면 통과 현상을 볼 수 없다. 이 경우 별이 행성의 중력에 의해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을 감지하면 간접적으로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우주에서 일종의 지진파를 찾는 것과 같다. 지진파는 지각이 단단할수록 더 빨리 전달된다. 마찬가지로 항성의 진동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면 행성의 밀도나 내부 구성 성분까지 알 수 있다. ESA가 2026년 발사할 플라토(PLATO) 우주 망원경이 이를 맡는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그동안 다양한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영화에 나온 상상의 행성과 비슷한 것들도 있다. 'KOI 1843.03'은 지구 크기의 행성이지만 워낙 별에 가까이 붙어 돌고 있어 표면 온도가 수천 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다이 기사 오비-완 케노비가 아나킨과 결투를 벌이던 화산 행성 무스타파와 흡사한 모습이다.

또 '케플러-16b' 행성은 서로 마주 보며 공전하는 두 별을 돌고 있다. 스타워즈에서 아나킨과 파드메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루크 스카이워커가 자란 타투인 행성도 그처럼 두 개의 태양이 뜬다고 묘사돼 있다. 그렇다면 파드메 여왕이 다스리던 그 아름다운 나부 행성은 테스가 찾아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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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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