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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정부대전청사 20년] 한국철도공사 “남북철도 복원해 유라시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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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강화로 사회적 가치 실현

사람ㆍ현장 중심 안전 시스템 구축

‘희망철도재단’으로 노사 상생도
한국일보

철도 공공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코레일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공기업으로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은 평창동계패럴림픽 해피트레인 행사에 초청받은 어르신들. 코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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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정부대전청사 시대 개막 이후 20년 사이에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기관으로 꼽힌다. 1998년 7월 31일 대전청사로 이전할 당시에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차관급 외청으로 청사 2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 후 2005년 1월 1일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로 개편됐다. 공사로 변경된 이후에도 정부대전청사에 머물다, 2009년 철도시설공단과 함께 대전역 인근 쌍둥이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공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철도공사의 과제였다. 공기업의 적자, 부채문제가 불거지면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고, 국가기간교통망으로서 대국민 서비스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 공공성을 강화했다.

취임 2개월을 넘긴 오영식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철도 공공성 강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하면서 “철도의 본질은 공공성”이라며 “국민 모두 장애 유무와 소득, 계층,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본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철도 민영화 논란을 일으키면서 경쟁체제 구축이라는 취지로 설립한SR과의 통합 논의를 적극 제기했다.

철도는 전형적인 네트워크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선로가 늘어날수록, 운영을 일원화 할수록 공공성이 강화되고 국민 편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코레일의 논리이다. 통합해 운영할수록 좌석 공급이 늘어나고 요금 인하 여력이 커지며, 분리 운영으로 발생하는 중복비용 등 비효율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라선, 동해선, 경전선 등 SRT가 다니지 않는 지역에서도 수서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다는 주장이다.

오 사장도 “SR과 통합은 공공성 강화 및 국민편익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가뜩이나 짧은 철도거리를 인위적으로 분리하고 경쟁시키는 것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반감시켜 국가적 비효율을 초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안전체계 확립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그 동안에는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비용 절감이나 업무 간소화가 우선시 된 측면이 있었다는 게 오 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효율이라는 관점에서 안전을 보아서는 안 된다”며 “외주화, 효율화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절대적인 안전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철도공사는 사람 중심, 현장 중심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현장을 돌며 안전 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정책에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그렇다고 수익성 개선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철도가 안정적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수익창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마케팅과 역세권 개발 역량을 높이고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철도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북측 대표단의 방문에 이어 27일로 예정된 남북한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그 동안 중단됐던 남북철도 연결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 이에 대한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이 우리 KTX를 타고 강릉을 오가면서 전 세계가 코레일을 주목했다”며 “남북철도 복원과 대륙으로의 운송이 가능한 철도 중심의 물류체계 확립에 코레일의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남북철도 실현과 대륙철도 시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남북해외철도사업단을 신설하고 내부 조직 역량 강화에 착수했다.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 전국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공헌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직원들로 구성된 코레일 사회봉사단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노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법인 ‘희망철도재단’은 노사상생을 넘어 새로운 공익활동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문화소외계층 어린이와 이주노동자 등을 초청해 ‘평창동계올림픽 희망열차’를 운행했고, 대전지역 청소년과 서울지역 장애인 등을 초청해 경기 관람과 지역문화를 탐방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해피트레인’ 행사도 가졌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연간 100만명 이상이 혜택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 사장은 “코레일을 좋은 일터, 일과 삶을 보장하는 직장으로 만들어 사람, 세계, 미래를 잇는 대한민국 철도를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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