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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IT 기업 삼키는 중국 공룡…이번에는 고프로 인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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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고프로는 인력 구조조정, 사업 개편 등 자구책을 펼치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닉 우드먼 고프로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을 매각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IT 기업 샤오미는 고프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금융지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샤오미가 고프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 예상 금액은 10억달러(1조716억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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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예상 금액은 현 고프로 시가 총액인 7억6000만달러(8144억원)보다 많지만, 한 때 100억달러(10조7160억원) 상당의 가치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블룸버그 보도 직후 고프로의 주가는 5.3달러(5680원)로 전날 대비 8.8% 급등했다.

풍족한 내수 시장, 공격적인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업은 중국 IT 업계는 숱한 IT 관련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한 후 호성적을 이끌어 냈다.

중국 공룡 기업의 IT 기업 사냥의 시작은 IT 기술,기기 제조사 레노버였다. 레노버는 2005년 미국 IBM의 PC 부문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17억5000만달러(1조8768억원)로 IBM의 상징성에 비하면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고래(IBM)를 삼킨 새우(레노버)가 나왔다며 우려했지만, 레노버는 IBM 브랜드를 앞세워 인수 8년만에(2013년)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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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국 가전 기업 하이얼은 미국 GE의 가전 부문을 54억달러(5조7900억원)에 인수했다. GE의 사업 구조 개편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130년 전통을 가진 미국 최대 가전 제조사가 중국 기업에 인수됐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향이 컸다. 하이얼은 GE 인수 후 미국 시장을 공략했고 2017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42억위안(5조8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얼이 GE를 인수하자, 경쟁사였던 중국 메이디는 일본 도시바 가전 사업부 인수로 맞섰다. 인수 금액은 537억엔(5370억원)쯤이었다. 도시바 백색 가전 제조 기술을 확보한 메이디는 내수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집중했다. 그 결과, 메이디 내 도시바 가전 사업부는 151억위안(2조58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 지상,항공 촬영 장비 기업 DJI는 독일 광학 명가 핫셀블라드의 지분을 대폭 늘렸다. 2015년 지분 소량 인수,전략 파트너십 체결의 후속 조치다. 양사는 5000만화소 중형 디지털 카메라를 탑재한 초고화질 드론을 출시하는 등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샤오미가 고프로를 인수할 경우, 브랜드 영향력과 함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포함한 광학 기기 제작 기술까지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샤오미 브랜드 Yi 액션 캠 부문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함께 갖춘 고프로 브랜드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이미징 미디어 페타픽셀은 10억달러(1조716억원)에 달하는 샤오미의 연간 순이익이 고프로 브랜드의 부활을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프로가 갖춘 풍부한 영업망, 미국 내 도소매 네트워크도 샤오미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이번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오쏘리티는 고프로 인수를 포기한 DJI의 예를 들며 "사업성이 불명확해 양사간 시너지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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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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