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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카카오택시 유료화 실험…시작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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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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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료화 모델인 스마트호출이 서비스 시작 한주도 채 안 돼 삐걱대고 있다. 기사들이 스마트호출로 받는 수수료 이득이 500원 수준에 불과하며 이용률이 미미하며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졌다. 당장 현금으로 받는 것이 아닌 환전의 불편함으로 기사들이 이용을 꺼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들의 골라 태우기를 방지하는 목적지 미공개 정책을 철회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사실상 요금만 올려놓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들이 나온다. 카카오택시 출시 3년만에 선보인 스마트호출이 출발부터 삐걱대며 수익모델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선보인 카카오택시의 유료화 모델 스마트호출의 목적지 미공개 정책을 철회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유료화모델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수수료 1000원을 추가할 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호출 가능성이 높은 택시를 배차해주는 서비스다. 승객들이 택시 호출에 어려움을 겪는 출퇴근길 호출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우선호출’, ‘즉시배차’ 두 개의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려 했다. 우선호출은 현재 출시된 스마트호출과 동일하다. 즉시배차는 승객 위치와 가까운 지역의 택시를 배차하는 서비스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우선호출 2000원, 즉시배차 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달 초 국토교통부가 카카오택시의 수수료가 플랫폼 수수료가 아닌 호출 수수료라고 판단하면서 도입이 무산됐다. 호출 수수료는 지자체가 정하는 수준 이상을 받지 못한다. 현재 수수료는 1000원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즉시배차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했고 우선호출을 스마트호출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서비스에 목적지 미공개 정책을 도입했다. 택시 기사들이 유료호출만을 가려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서비스 개시 후 스마트호출 성사 횟수가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상황이 연출됐다.

스마트호출 서비스가 도입된지 6일이 지났지만 이용률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서비스 개시 후 사흘 동안 ‘스마트호출’이 성사된 횟수는 카카오 예상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호출이 지지부진 한 것은 택시 기사들이 받는 이익이 낮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수수료 일부를 포인트제도로 기사들에게 제공한다. 승객이 스마트호출 요금 1000원을 내면 기사에게는 우선 400포인트가 지급되고 승객의 기사 평가에서 만점을 받으면 100포인트가 추가된다. 기사들이 스마트호출 수수료로 받는 이득은 불과 500원 수준이다.

포인트 제도 역시 스마트호출을 꺼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수수료는 현금으로 지급받지 않는다. 적립된 포인트를 다시 환전해야만 한다. 중장년층 택시기사들의 경우 IT 지식에 다소 눈이 어둡다. 수수료 혜택이 불과 500원 수준인데다 환전에 어려움이 있어 이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스마트호출의 목적지 미공개 정책을 철회한 이유 역시 지지부진한 호출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다.

카카오 측은 "택시기사들이 스마트호출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안 받는 경향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일단 콜 체결 수를 늘려 경험을 많이 해보도록 하는 차원에서 목적지가 뜨도록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호출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요금만 오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유료 호출임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무료호출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아이디 kldxxxx은 “원래 그냥 타야되는 택시 이래저래 엉뚤한데서 수수료만 챙기는 군”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아이디 ysh6****은 “요청해도 온적이 2% 될까 말까다”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ad_c****은 “이용은 잘하고 있긴 한데 이상하게 10번 중 7번은 길을 돌아간다. 1000~2000원 더 내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도입 이후 운행완료건수가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정 대표는 “지난 금요일, 연말같은 특별한 시즌도 아닌데 카카오택시의 운행완료수는 역대 2위의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며 “카카오택시라는 시스템의 전체적인 효율성이 개선돼 더 많은 운행완료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호출과 관련해서는 승객들이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방안이었다고도 설명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로서 기업의 수익성을 고민해야할 부분도 있겠지만 모빌리티 서비스는 길에서 집에 갈 방법을 찾는 분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본질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카카오T는 플랫폼 역할에서 수요의 특성에 맞는 이동수단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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