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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MT리포트]'제로금리' 선진국보다 韓 예대마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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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편집자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약탈적 대출’을 비판하고 2금융권의 고금리 개선방안을 지시했다. ‘약탈적 대출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권이 정부 인식 대로 약탈적인지 살펴봤다.

[금융은 약탈적인가]<6>한국 1.81% 독일 6.9%…"은행간 과당 경쟁, '이자장사' 비판여론 영향"

머니투데이

초저금리 시대에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5%로 주요 금융 선진국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은 오히려 한국이 크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간 과당 경쟁과 '이자장사'에 대한 여론의 불편한 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IMF(국제통화기금)이 발간하는 IFS(International Financial Statistics)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예금금리는 연 1.56%, 대출금리는 연 3.37%로 예대마진은 연 1.81% 수준이었다.

IFS 보고서가 조사한 2012~2016년 5년간 한국의 예대마진은 1.7~1.8% 수준 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에서 1.25%로 급락했다. 기준금리 변화에도 예대마진이 비슷했던 것은 국내 은행들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비슷하게 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주요 금융 선진국들의 예대마진은 한국에 비해 월등했다. 2016년 기준 미국은 3.51%, 독일은 6.9%, 프랑스는 2.99%였다. 이 기간 동안 ECB 기준금리는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다 2016년 3월 사상 첫 0% 기준금리를 선언했고, 미국의 기준금리는 0%대에 머무르던 시기였다.

이처럼 국내 은행권이 예대마진을 높이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로는 과당경쟁이 꼽힌다. 한국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지 오래인데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자산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출 고객을 확보하려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 은행들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예대마진 역시 선진국 대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아울러 국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 상당수가 3년 안팎으로 '단명'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재임 기간 좋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연임을 꿈꿀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대출 확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경영하기 보다는 단기실적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쉬운 이자놀이'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 이를 고려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도 작은 예대마진의 또 다른 원인이다. 수년간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부실화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사실상 대출금리 인상을 억누르고 있기 대문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감독당국의 경우 예대마진이 너무 작을 경우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 문제가될 수 있다며 오히려 경쟁적인 대출금리 인하를 문제삼기도 한다"며 "국내 은행들은 치열한 경쟁과 당국 지도, 비판적인 여론 등 예대마진 확대를 억제하는 요인이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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