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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교육까지 관여한 김기식 "지방선거 前 입시개편안 내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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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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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토론 거쳐야 할 입시제도 제안한 것 자체가 문제
전문가들 "2022 입시, 김기식 보고서 전형비중 등 유사"
시민단체 "학종폐지·학교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것"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입시제도 개편안을 정부에 직접 제안한 것과 관련, 금융권과 교육계 안팎에서 금융뿐 아니라 교육 정책까지 김 원장이 관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와 가까운 정치인이 교육부를 비롯 사회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듣고, 협의와 토론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입시제도를 바꾸기 위해 제안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김 원장이 제안한 입시제도 개편안이 교육부 안과 유사하다는 비판과 함께 수능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도, 수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자체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된다.

◆정부 입시제도 개편안 압박(?) = 김 원장은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의 입시제도 개편안을 제안한다는 보고서(김기식 보고서)'에서 "올해 당장 입시 개편안이 확정돼야 하는 사안의 시급성에 비춰볼 때, 교육부는 6월 이전에 입시개편 시안을 제시해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합의) 그 과정에서 이 보고서의 제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의 현 정부내 힘과 위치를 볼 때 정부가 지방선거전에 입시개편안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원장이 금감원장으로 내정되기 전 부터 더미래연구소를 통해 현 정부 실세들이 강사로 초청하는 강좌를 여는 등 정치적인 영향력을 과시해온 점을 볼 때 이같은 입시제도 개편안 제안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유사한 두개안 = 입시제도 전문가들은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가 김 원장이 작성한 보고서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정부 개편안 살펴 보면 11월 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후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수시ㆍ정시 구분 없이 대학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입시를 바꾼다는 점이 핵심이다. 수능 점수 위주로 뽑는 전형과 학생부 위주로 뽑는 학생부 종합전형간의 비율이 조정돼 수능전형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잡았다.

김기식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15페이지 '4.입시제도 개편 기본방향'을 보면 '입시제도 개편의 기본 원칙은 단순성, 공정성, 다양성, 고교교육정상화, 미래지향성을 담보하는 것이다'라고 돼 있다. 그러면서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전형)을 폐지하고, 모든 대학이 '수능:수능+내신:내신'을 같은 비율(1:1:1)로 선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단체 비판 =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전국진학지도협의회 등 교사 단체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등 학부모 단체는 김기식 보고서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전국진학지도협의회는 최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고교교육 정상화와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전형으로 학종이 가장 적합하다"며 더미래연구소의 학종 폐지 제안을 반박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학종은 교육적 타당성, 평가의 신뢰성, 사회적 공정성을 기준으로 수능과 비교할 때 월등히 우수한 대입전형"이라며 "기존 학종의 문제점은 제도 자체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세계의 교육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단호하고 강력한 제도 시행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김 원장의 입시제도 개편안 제안이 학교교육 개선을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 학종전형 폐지, 학교교육 정상화에 작용했던 긍정적 측면까지도 포기하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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