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지는 지난 3일 "MIT 연구진이 윤리 논란을 의식해 넥톰(Nectome)과 맺은 뇌 보관 연구 계약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MIT 미디어랩의 신경과학자인 에드워드 보이든 교수는 넥톰으로부터 30만달러를 받고 뇌 보존과 분석법을 개발하는 연구계약을 맺었다.
인간의 뇌에서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상태인 커넥톰을 선으로 표시한 사진. 뇌를 산 채로 방부 처리하면 나중에 커넥톰을 통해 기억을 재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커넥톰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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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톰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형태로 뇌를 보관하면 나중에 기억을 재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넥톰 방식대로 뇌를 보존하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일종의 자살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넥톰의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매킨타이어는 언론 인터뷰에서 "마취한 환자 몸에 인공 심폐 장치를 연결하고 뇌로 연결된 경동맥에 방부 처리 물질을 주입한 뒤 뇌를 꺼내 냉동하면 부패하지 않은 상태로 수천 년 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커넥톰만으로 뇌에 저장된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MIT가 넥톰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보증하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스텐 리나르손 박사는 테크놀로지 리뷰 인터뷰에서 "MIT가 넥톰에 신용을 빌려줌으로써 뇌를 보존하기 위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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