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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단독] 김기식 운영 더미래硏, 고액강좌 2년간 총 2억원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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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년간 소장으로 재직했던 더미래연구소가 ‘고액 강연료 논란’ 강좌사업으로 2015~2016년 2년동안 총 2억원가량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강좌는 ‘미래리더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대기업과 금융회사 대관(對官)업무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설한 것으로 1인당 평균 강연료가 500만원에 달해 ‘고액의 강연 장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5~2016년 2년동안 1, 2기 수강자는 40여명이었다.

조선비즈가 10일 더미래연구소측이 국세청에 제출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연구소는 미래리더 아카데미 강연을 통해 2015년 1억686만원, 2016년 8688만원 등 2년간 총 1억937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조선비즈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진=이민아 기자



고액 강연료로 운영된 미래리더 아카데미는 더미래연구소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더미래연구소는 강사에 대한 강연료 등 강좌운영비로 2015년 3735만원, 2016년 6153만원 등 2년동안 9889만원을 지출했다. 강연료 수입에서 운영비를 제외한 순수익은 9485만원이다. 같은 기간 더미래연구소가 지출한 직원 인건비(9600만원)가 강연료 수입 등에서 충당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강자는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대부분 소속됐던 국회 정무위원회가 관할하는 은행 보험 등 금융사 임직원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금융권과 대기업을 비판하며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 원장이 소장을 맡은 연구소의 유료 강좌를 금융사와 대기업 대관 담당자들이 무시할 수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은행연합회를 비롯해 생명보험업협회, 손해보험업협회, 여신금융협회,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한국거래소, 코스콤, KT, SK, 네이버,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의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수강자로 참여했다.

이 강좌를 들은 한 대기업 임원은 “전체 교육과정의 절반 가량은 인문, 사회 교양을 쌓는 내용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민주당 의원들이나 민주당 성향의 외부 전문가들과 정치적 현안뿐 아니라 노동, 복지, 재벌개혁 이슈 등에 대해 토론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취약한 당시 야권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기회로 봤다"고 말했다. 한 야당 의원은 “전직 국회의원이 자신이 속한 진영의 정치인과 정책브레인들을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장은 2012년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민주당 의원이 주축인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가 설립된 2015년 3월부터 최근 금감원장에 임명될 때까지 3년간 더미래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강연자는 당시 야권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던 교수 등 전문가들과 민주당 전·현직 의원이었다.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대 교수였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강사로 나섰다. 김영춘(해양수산부 장관), 홍익표, 문미옥(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홍종학(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신경민, 남인순,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우상호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강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참여연대 출신 차병직 변호사, 박상인 서울대 교수, 김연명 중앙대 교수 등도 포함됐다.

더미래연구소가 개인이나 기업에 받은 기부금은 2015년 7348만원에서 2016년 1억4652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받은 기부금은 2298만원에서 2113만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개인 기부금은 5050만원에서 1억2539만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2017년에는 기부금 모금액이 2억4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국회 안팎에서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고위직들이 개인 이름으로 기부한 사례가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더미래연구소는 연구용역, 미래리더아카데미, 국회인턴실무아카데미 등 3가지 사업을 통해 2015년과 2016년 각각 1억3000만원과 1억400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사업별로 보면 연구용역 7500만원, 미래리더아카데미사업 1억9000만원, 국회인턴실무아카데미사업(2015년) 270만원 등이었다.

이들 3개 사업에서 비용은 총 1억5860만원이 발생했다. 연구용역 사업의 비용은 5600만원이었고, 미래리더 아카데미와 국회 인턴 실무 아카데미 사업비는 각각 1억원, 260만원 정도였다. 4명의 직원에 대한 인건비와 사업 추진비 등이 포함됐다. 2016년 이월된 금액은 2640만원이었고 총 수입은 1억4652만원, 총 지출은 1억1201만원이었다. 2017년 이월된 금액은 6091만원이었다. 2018년에는 1억원 이상이 이월됐는데, 더미래연구소는 이 대부분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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