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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부정청탁 의혹에 '외유성 출장'까지…'사면초가' 김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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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더미래硏’ 이사·강사로 활동 / ‘친분관계’ 정부 인사검증에도 의문 / 한국당·바른당, 검찰에 고발장 제출 / 평화당·정의당 “文정부 목엣가시 / 흠결 안고 제대로 직무 수행 안돼” / 金 “관행적이었지만 깊이 반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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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0일 김 원장이 19대 국회 종료 직전 논란의 인턴 출신 여비서와 함께 목적이 불분명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정치후원금 잔액을 반납하지 않으려고 소위 ‘땡처리 외유’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 원장이 2016년 5월 정치자금 잔액을 국고로 반납하지 않고 유럽 외유를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원장은 (19대 임기를 3일 남겨 놓은) 2016년 5월20∼27일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와 스웨덴으로 외유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일정에도 또다시 여비서 김모씨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김 원장은 이때 공무상 출장을 갈 일이 없고,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이 남는 경우 전액을 국고로 반납조치해야 하는데도 이를 반납하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정치자금을 ‘삥땅’치는 ‘땡처리 외유’”라고 강조했다. 당시 김 원장의 공식일정은 출장 첫째날 독일 산업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에서 금융기관 퇴직 임원을 면담한 것뿐이라는 게 한국당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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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식 금감원장의 `피감기관 돈 외유''를 `황제외유''라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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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기식·박춘란 고발”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오른쪽)이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10일 뇌물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각 대학 총장들에게 정시 확대를 요청한 박춘란 교육부 차관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왼쪽부터 신보라 원내대변인,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장 수석대변인. 뉴시스


김 원장은 한국당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자료를 내고 “마지막까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차원에서 주요 정책적 관심과제였던 우리나라의 통합 정책금융기관 및 사회적합의 모델 구축방안에 관한 유럽 주요국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 정치자금을 사용해 출장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지원의 유럽 출장길에서 이탈리아 로마 시내 관광을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나왔다. 한 언론은 KIEP의 출장 비용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김 원장 일행이 출장 이틀째인 5월30일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입장권을, 오후엔 콜로세움 입장권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김 원장을 수행한 인턴(여비서 김씨)은 그날 페이스북에 성베드로 성당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김 원장이 당시 소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 이사 겸 강사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의 인사검증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조 수석은 2015년과 2016년 더미래연구소 초대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고 2016년 11월에는 직접 강단에도 섰다. 김 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조 수석이 과연 인사검증을 날카롭게 할 수 있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김 원장이 참여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2007년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1년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며 “재벌과 대기업을 비판하는 참여연대 사무총장이 대기업 돈을 받아 미국 연수를 다녀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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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친 뒤 승강기 안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자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이 같은 거센 압박에도 청와대는 해임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제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며 김 원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날까지 제기된 김 원장 관련 의혹 모두가 해명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날 “관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더 경계했어야 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우중·백소용·최형창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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