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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김기식 “끝까지 간다”…논란 속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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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출장’ 등 각종 의혹에도 오히려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금융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을 향한 여론 악화, 검찰 고발 등으로 앞날이 순탄치 않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김 원장은 10일 오전 tbs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지적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로비성 외유는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예정한 금감원 임원 회의는 11일로 연기했다. 원내 주요 회의까지 미루며 자기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 직후 김 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과 증권사 대표 20여 명을 만났다. 최근 삼성증권 허위 주식 배당 사태에 따른 증권사 내부 통제 강화를 촉구한다는 취지에서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중 임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신한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검사에 착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김 원장 지시에 따른 것이다.

오후에도 예정에 없던 현장 점검 일정을 잡았다. 김 원장은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이 회사 김성환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등을 만나 시스템 점검을 또다시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삼성증권 사태의 원인이었던 우리사주조합 배당 업무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터라 담당 임원들도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을 조짐이 없다는 점이다. 당장 금감원은 ‘자가당착’(앞뒤가 맞지 않음)의 덫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임 최흥식 원장이 하나은행 채용 비리 연루 혐의가 불거지자 “나는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자진해서 사퇴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자신의 과거 출장 등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럽다”면서도 관행일 뿐 법적 문제는 없다며 자리를 지키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이날 김 원장을 검찰에 뇌물죄 및 직권남용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도 부담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특성상 금융회사 감독 등에 재량 범위가 넓고 권한이 커 권위와 신뢰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검사 업무 등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현장 점검 후 기자와 만나서도 “이 사안에 대한 저의 입장은 이미 다 밝혔다”고 했다. 사퇴 없이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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