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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유령주식' 파문…삼성증권 기관경고 등 중징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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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매도 직원도 심각하지만 회사 시스템 문제"

구성훈 대표 책임·거취 문제도 제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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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 후폭풍…증권사 '유령주식' 거래 점검 (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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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증권사들 '유령주식' 거래 시스템 점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거래 사태를 계기로 다른 증권사들도 유령주식 발행과 유통이 가능한지 시스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가 모든 증권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보고 다른 증권사들도 가공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시스템을 점검해볼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입구. 2018.4.8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삼성증권[016360]이 소위 '유령주식' 파문으로 향후 기관경고 등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배당 담당자와 주식을 내다 판 직원들의 잘못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회사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자본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사태 파장에 따라 취임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구성훈 대표이사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단순히 사내방송하고 경고창 띄우는 정도만 하니 일부 직원이 매도한 건데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 시스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도 직원도 심각하지만 회사 시스템의 문제"라며 "상식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다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9∼10일 삼성증권 특별점검에 이어 11일 본격 현장검사에 착수해 1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특별점검 때는 삼성증권의 초기 사고 원인 파악과 직원 문책, 투자자보호 조치 등에 대한 지도 성격의 점검이라면 11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입, 이번 사태의 문제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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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과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천원 대신 자사주 1천주로 지급하는 실수에 이어 일부 직원이 잘못 배당된 주식 중 500만주 가량을 급히 팔아치워 주가급락 사태를 초래하는 등 증권사 직원으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삼성증권 한 센터 앞에 사과문이 게재되어 있다. 2018.4.9 pdj6635@yna.co.kr



금감원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 입고돼 장내에서 매도된 경위부터 직원이 대량의 자사주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도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점에 대해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투자자피해 보상을 위한 대응 현황과 관련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현황 적정성 등을 따진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자본시장법 등 법률상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자와 삼성증권에 대해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존재할 수 없는 규모의 주식이 배당됐는데 회사 시스템에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게 의문"이라며 "시스템상의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일단 현장검사를 통해서 법률상, 규정상 위반사항을 제대로 확인해야 징계 수위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고 그 이후 이를 바탕으로 징계 문제를 거론될 수 있다"며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서 아직은 징계 수위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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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못 드는 삼성증권 대표이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왼쪽)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2018.4.10 utzza@yna.co.kr



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영업정지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장 최근 금감원에서 기관경고를 받은 사안을 보면 KB증권이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위반 등의 건으로 제재를 받은 건이다.

당시 KB증권은 기관경고와 함께 과징금 57억5천500만원, 임직원들에 대한 문책이 이뤄졌다.

금융당국의 삼성증권에 대한 법인 차원의 징계와 함께 향후 구성훈 대표의 책임과 거취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전체의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대표로서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사건 발생 후 사과문을 통해 "배당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부 직원이 매도해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전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015년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아오다가 지난 2월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고 지난달 주주총회 이후 취임해 아직 정식 취임한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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