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삼성증권 사태 1순위는 피해 구제...유령주식은 공매도와 무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삼성증권 사태에서 1순위는 이번 사고로 피해받은 사람들에 대한 신속한 구제”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17개 증권사 대표들을 긴급 간담회에 소집해 “제도적 개선 대안이나 회사에 대한 대책 문제만 거론되고 투자자 피해가 다소 뒷전으로 밀려났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삼성증권 측에서) 법적 대응 등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이) 시간과 돈을 소비하며 2차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진=이민아 기자

김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각 증권사 대표에게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우리사주조합 현금배당 시스템,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 원장은 “이번 점검 때 살펴본 결과 증권사의 우리사주 발행회사로서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 배당업무를 같은 시스템에서 처리하도록 했기 때문에 시스템상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을 내재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사주 조합을 운영하는 증권사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각 증권사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직원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내부 시스템 상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면서 “이 사고가 나기 전날 담당자가 실수로 했던 것들이 내부 결재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발생 후 비상 조치 없이 37분이 흐른 뒤에야 거래 정지 조치를 하는 등 사고에 대한 비상 대응 메뉴얼과 시스템조차 제대로 비치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발행 주식 수를 넘어서는 '유령주식'의 발행 문제에 대해 공매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28억주에 달하는 유령 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되고 그것이 거래될 수 있다는 것에 대단히 충격받고 있다”면서도 “공매도 제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다들 알 것이라 생각 한다”고 전했다.

김유정 기자(kyj@chosunbiz.com);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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