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삼성證 사태, 너무 심각…개인 문제 아냐"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조한송 기자] [김기식 금감원장, 10일 증권사 사장단 긴급 간담회 참석 "공매도 차원 넘어선 시스템 문제"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태에 대해 "자본시장에선 너무나 큰 사건으로 개인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상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태에 불을 붙인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 논란에 대해선 "공매도 논란을 넘어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김기식 원장은 10일 오전 9시55분쯤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빌딩에서 열린 증권업계 대표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에는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을 비롯한 증권사 대표이사 17명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원장은 삼성증권 주식배당 사태에 대해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 문제인 것 같다"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있어 투자자 신뢰를 무너트린 전반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 불고 있는 공매도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삼성증권 유령주 배당사태로 공매도 전면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내놓은 입장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김 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유령주식이 발행된 것은 공매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주식거래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전반적인 점검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와 첫 자리를 이렇게 하게 돼 유감"이라고 운을 뗀 김 원장은 "삼성증권은 주식 발행회사와 투자중개업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동일한 시스템에서 업무를 처리했다"며 "일부 회사의 배당시스템은 삼성증권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자사의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증권회사 스스로가 꼼꼼히 점검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감독원도 사고의 원인이 되 우리사주조합 현금배당 문제를 포함해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에 대해 점검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고가 자본시장과 투자자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지만 보다 튼튼한 거래환경을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과 업계 모두가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해 투자자가 안심하고 자본시장에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 원장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제기한 참여연대 사무총장 당시 POSCO의 지원을 받아 1년 해외연수를 갔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금감원은 반박자료를 통해 "김 원장은 참여연대 사무총장 당시 연수와 관련해 POSCO측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조한송 기자 1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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